성추문 형사재판 시작됐지만, 여전히 바이든 보다 지지율 앞선 트럼프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49%-바이든 43%
'사법 리스크', 지지율 영향 미미한 듯
칭찬하던 케네디 주니어 후보에 맹공 퍼붓는 트럼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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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에 대한 형사 재판이 본격 진행되고 있음에도 지지율 측면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이 아닌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트럼프, 형사재판 시작했음에도 지지율 굳건

28일(현지시간) CNN은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등록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49%)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 CNN이 실시한 마지막 전국 여론조사와 동일한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43%로 1월의 45%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5일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성추문 입막음 사건’ 재판이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현재까진 그의 대선 지지율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악재에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데는 통상적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전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더 박하다는 점과 바이든 대통령의 국내외 정책이 전통적 지지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은 반대 60%, 찬성 40%를 받았다. 의료 정책(45%), 학자금 대출 부채 정책(44%) 모두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점차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전쟁에 대한 대처(친이스라엘)에서도 찬성은 28%에 불과했다.

특히 해당 사안은 18~34세 연령층에서는 81%, 민주당 지지자의 과반수(53%)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35세 미만 유권자들에 있어 40%를 받아 트럼프 전 대통령(51%)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이전 CNN 여론조사에서보다 젊은 유권자층에서 더 나쁜 성적을 거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체 미국인의 대다수인 70%는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답했는데, 이번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의 65%는 ‘경제가 대선 투표에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경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30%)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62%)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가운데 대선 이슈에 대한 우선순위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힌 것은 ‘민주주의 수호'(58%)였다. 이민, 범죄, 총기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은 각각 48%로 절반에 가까웠고, 의료(43%), 낙태(42%), 미국 대법관 지명(39%)도 유권자 10명 중 4명 정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외교 정책을 중요시한다는 응답은 33%, 기후변화 27%,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선 26%, 학자금 대출은 24%로 집계됐다.

트럼프 당선돼도 IRA 쉽게 뒤집긴 어려울 것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전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이 폐지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IRA로 인해 미국에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 데다 투자가 폭넓고 깊게 이뤄진 만큼 쉽게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는 IRA 시행을 주도한 존 포데스타 미 대통령 국제기후정책 선임고문의 발언으로, IRA 등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포데스타 고문은 지난달 12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진행된 언론 간담회에서 공화당이 이끄는 하원에서 IRA를 폐지하려는 시도가 17차례 있었지만 IRA가 10년간 적용되도록 명시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하나의 선거를 넘어서서 혁신, 투자 주도의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포데스타 고문은 IRA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이득을 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IRA 덕분에 양국 기업이 어느 때보다 긴밀히 합작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IRA로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이) 녹색 기술과 반도체에 투자해 한국이 미국 내 최대 직접 투자국이 됐다”고 전했다. 포데스타 고문은 앞서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고문 등을 역임했다. 2022년 9월 조 바이든 행정부에 합류해선 IRA 시행을 지휘했고, 지난달 존 케리 전 특사 자리를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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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트럼프, 케네디 주니어 견제 “바이든 도우려 민주당이 심었다”

한편 초박빙의 구도인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3의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케네디 주니어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자신에게 더 많은 피해를 준다고 본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케네디 주니어를 “사기꾼 조 바이든을 돕기 위해 민주당이 심은 극좌 진보주의자”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케네디 주니어를 지지하는 표는 자신이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버리는 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은 케네디 주니어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면서 “그의 급진적인 가족은 절대로 그가 공화당이 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케네디 주니어의 형제자매들은 지난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공개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케네디 주니어가 총기 소지에 반대하는 급진적인 환경주의자로 증세를 추진하고 국경을 개방하는 등 공화당과 반대되는 정책 기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서는 “심지어 바이든이 주니어보다 낫다”고 말했다. 당초 트럼프는 케네디 주니어가 바이든 대통령의 표를 더 많이 잠식한다고 보고 그의 출마를 반겼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의 기대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자 견제로 선회한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24일 공개된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 다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둘 다 37%의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케네디 주니어가 16%를 가져갔다. 그런데 케네디 주니어가 사퇴할 경우에 대한 물음에 그의 지지층 가운데 47%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29%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답하는 등 케네디 주니어가 보수표를 더 잠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 조사에서 공화당 유권자의 44%가 케네디 주니어를 우호적으로 평가했지만, 민주당 유권자는 그 비율이 11%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케네디 주니어가 바이든 대통령의 표를 흡수해 민주당의 눈엣가시였지만 이제는 트럼프의 표까지 가져갈 조짐이 보이면서 공화당에도 갈수록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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