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차별은 이제 옛말? 다문화 시민의식 고양되는 서울시민들

서울시, ‘2022 서울서베이’ 결과 통해 시민 일상 분석하고 정책 자료로 활용할 것 차별 없고, 트렌디한 문화 추구하는 서울, 외국인·미취학 자녀 부모 행복지수 높다 더는 ‘낯설지 않은’ 외국인, 차별 줄어든 것은 당연하나 서울에만 국한되면 안 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처럼 캠핑장에서 캠핑을 즐기고 있는 서울시민들/사진=서울시

서울시가 25일 ‘2022 서울서베이 조사통계자료’를 통해 집계된 ▲서울시민의 일상(코로나19와 함께한 시민의 문화/여가 활동, 등) ▲서울 거주 외국인이 일상에서 느끼는 서울(외국인의 소속감, 서울의 이미지, 차별, 서울 거주 시 어려운 점, 서울 거주/추천 의향 등) ▲미취학 자녀를 키우는 엄마 아빠의 일상(직주 근접, 가사 분담, 자녀 돌봄, 보육시설 만족도, 돌봄 정책 지지도, 여가 생활 등) 등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는 서울시에서 지난해 9월 15일~10월 31일까지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91일 이상)들과 만 0~6세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서울시는 해당 결과를 발표하면서 서울시민들이 차츰 코로나19가 없었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특별히 서울 거주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차별당한 경험이 거의 없다고 밝혀 높은 시민의식 수준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일상 되찾아 가는 서울시민들, 의식 수준은 더 높아졌다

서울시가 발표한 ‘2022 서울서베이’ 분석에 따르면 전년 대비 서울시민의 연극공연·영화·전시회·박람회 등의 오프라인 문화 활동과 친목회·동창회 등의 사회활동, 여가 활동 비율이 크게 증가했으며, 대면 활동에 비해 온라인 활동은 대폭 감소했다. 그중 문화 활동 참가율이 63.8%로 전년에 비해 8.1%P 증가했다. 특히 대면 중심의 문화 활동은 40.1%에서 54.3%로 14.2%P나 증가했지만, 비대면 중심 문화 활동은 외려 40.3%에서 34.5%로 5.8%P 감소했다. 사회활동은 60.9%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3.2%P 증가했으며, 여가 활동 역시 전년 대비 주중 7.8%에서 35.1%로, 주말 28.5%에서 34.8%로 증가했지만, 실내 여가 활동은 감소했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시기 위축됐던 신용카드 일 결제 건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 수준(966건)보다 증가한 987건을 기록했다. 생활인구는 일평균 2019년 1,139건에서 2021년 1,077건까지 하락했지만 2022년 다시 1,084건으로 오르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한국보다 ‘서울’에서 소속감을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서울 거주 외국인이 경험한 차별 경험률은 38.1%로 2020년 53.1%에 비해 15%P나 떨어졌다. 차별 원인은 출신 국가(46.8%), 한국어 능력(40.5%), 외모(피부색)(35.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에 살면서 느끼는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서는 자녀 양육 및 교육, 경제활동 기회 획득, 주택 등 주거 공간 확보 등을 꼽았다. 이처럼 낯선 환경에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행복지수는 7.07점으로 서울시민들(6.72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서울 거주 외국인의 56.3%가 향후 서울 거주를 희망하며, 57.1%는 다른 이들에게 서울 거주를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진만 서울시디지털정책관은 “서울시가 외국인들에게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매우 유의미한 결과라고 전했다. 또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아름답고 매력 넘치는 글로벌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정책 개발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시 정책 추진의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 현 상태를 과학적으로 조사 및 분석하는 데에 목적이 있었으며, 가구방문면접조사, 방문면접조사 등의 형태로 진행됐다.

미취학 자녀를 둔 서울 부모들, 자녀 중심적인 일상 누려

서울시는 미취학 자녀(만 0세~6세)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도 조사를 실시했는데, 대다수 부모들이 자녀를 중심으로 일상을 누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여가 활동의 경우 주중에는 실내 활동 위주의 TV·영상 시청이 60.6%, 컴퓨터 게임/인터넷 검색이 17.4% 순으로 나타났으며, 주말에는 실내 활동보다는 여행·나들이(25.2%), 운동(12.3%), 종교활동(12.0%) 등과 같이 야외 활동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여가 생활 만족도 역시 5.63점으로 매우 높았는데 미혼(5.9점), 무자녀 부부(5.74점) 이후 3번째로 높은 점수를 자랑했다. 한편 이들의 희망 여가 활동은 운동 (15.1%), 문화예술관람(13.9%) 순으로, 주말에는 여행·나들이(43.6%), 운동(9.4%), 문화예술관람(8.9%) 순으로 집계됐다.

2021년 서울의 미취학 자녀 가구는 약 25만 가구로 2017년 약 33.5만 가구에 비해 25.4% 감소했다. 한편 매년 미취학 자녀가 1명인 가구는 증가하고 있으며, 2명 이상인 가구는 감소하고 있다. 미취학 부모 대다수는 자녀 돌봄 방식으로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을 애용했으며, 만족도는 직장(4.44점), 국공립(3.81점), 민간/개인· 가정 어린이집(3.8점)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서울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의 40.1%를 차지해 전국 1위”라고 밝혔다. 하지만 OECD 평균치인 66%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조명해야 할 부분은 건강·재정·친구 관계·가정·사회생활 전 영역을 통틀어 집계된 행복지수가 미취학 자녀를 둔 부부가 가장 높고, 외로움은 가장 낮았다는 점이다. 김진만 서울시 디지털정책관은 이에 대해 “부모들이 아이를 양육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문화생활도 제한받지만 아이가 있어 누릴 수 있는 기쁨이 더 큰 것”이라고 분석했다.

높은 다문화 시민의식: 높아진 외국인 친밀도와 철저한 교육 덕분

수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의식은 사회에 만연해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우는 말할 것도 없고, 외국인을 비하하는 모욕적인 언사도 심심찮게 나왔다. 가장 최근인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주민 3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을 거친 결과 전체의 68%가량이 한국에 인종 차별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로 몽골에서 이주한 근로자 A씨는 사업주로부터 “공휴일에 쉬는 대신 다른 날 나와서 일하라”는 요구를 들었다고 밝혔으며, 한 결혼이주 여성은 “집주인 아주머니가 칫솔과 치약을 주며 ‘밥 먹고 나서 이를 닦아야 한다. 이걸 사용해서 깨끗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며 당시에는 그저 당황스러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모욕적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도시로 불리는 서울에서 벌어진 단편적인 외국인 차별 행태에 당시 여론과 대다수 시민단체는 비판을 쏟아내며 인식 변화 및 교육을 촉구했다.

이에 서울시는 점차 세계화되는 도시에 걸맞게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을 행정 분야에서부터 줄여나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임산부 교통비 지원 사업 지원 대상에 외국인을 포함하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그동안에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이주여성에 대해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아 혜택을 주지 않았지만, 이번 개정 작업을 통해 다문화가족 임산부도 바우처 형태로 지급되는 교통비 7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서울시 중랑구가족센터는 13년 동안 다문화 축제를 개최하며 중랑구민에게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 함양과 교류의 장을 형성해 왔다. 특별히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완화로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만큼 서울장미축제와 연계해 행사를 진행해 접근성을 높였다. 행사 내용으로는 이민자들이 만드는 베트남, 태국의 전통음식, 퓨전 국악, 몽골 전통춤 등 다양한 이벤트들을 진행해 지역주민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한국 학교에서 근무하는 마다가스카르 출신 B씨는 다문화 교육의 중요성을 어필하며 “아이들의 경우 피부색이 다른 것에 대해 정말로 궁금해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나 선생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이는 점차 차별이 된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적절하게 교육해 주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즉 자녀와 부모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하면 세대가 교체되며 장기적으로 차별적 행태는 확실히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C씨도 “우리 사회는 점점 TV나 유튜브, 넷플릭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외국인들의 모습과 행동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외국인들에 대해 알아갈수록 차별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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