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이어진 해조류서 미백·주름 개선 소재 개발, 해수부 올해부터 상용화 추진

2010년부터 시작된 해양 식품 화장품 원재료화 유럽에서는 2016년부터 표준화 시스템까지 도입 시도 중 패류, 홍조류, 갈조류 등에서 다양한 화장품 원재료 추출 성공 2021년부터 상용화에 성공하는 민간 화장품 회사도 등장

해양수산부는 최근 해조류 등으로부터 미백, 주름 개선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화장품 소재를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해수부 산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최근 충남, 보령 등 서해안에 주로 서식하는 새섬매자기(염생식물), 남해안과 제주에 서식하는 넓패(갈조식물) 등으로부터 콜라겐 분해 및 멜라닌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피부미용에 효능이 높은 물질 67점을 새롭게 개발했다.

염생식물은 바닷가의 모래땅이나 갯벌 주변의 염분이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을, 갈조식물은 녹갈색 또는 담갈색을 띤 해조류를 일컫는다. 이번에 개발된 추출물은 해양바이오뱅크를 통해 기업이 제품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기업 간 공동연구를 통해 고부가 화장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그동안 화장품 시장의 높은 잠재력과 해양바이오기업의 제품개발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초부터 해조류 등 해양생물 307종을 확보하고 미백, 주름 개선 효능 분석을 통해 400점의 화장품 소재를 개발했다. 이들 화장품 제조에 활용되는 추출물 등 소재는 2013년부터 해양바이오뱅크 누리집을 통해 공개해오고 있다. 해양바이오뱅크는 해양생명자원으로부터 제품개발에 필요한 소재를 개발해 제공하는 기관이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이번에 개발한 화장품 소재가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해양바이오 제품개발에 필요한 소재를 지속해서 개발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출처=해양바이오뱅크>

해양바이오뱅크 사업, 2010년부터 준비하던 해양자원 상용화 프로젝트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0년부터 미래해양산업기술개발사업을 통해 해조류에서 기능성 화장품 소재를 개발하는 사업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2010년 사업에서는 김 유리사상체(씨앗) 대량배양을 위한 조건을 조사했고, 개꼬시래기 인공종묘 생산기술도 개발한 바 있다. 강진, 완도, 장흥 일대의 도암만 해역이 대량 양식의 최적지로 선출되었고, 대량배양용 광생물반응기(Photobioreactor)를 개발해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열었다.

김 유리사상체와 개꼬시래기가 관심사가 되었던 이유는, 추출물의 자외선A 차단력이 4% 농도에서 차단지수가 각각 2.41, 2.94로 나타나 PA+ 등급과 동급이라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산 추출물의 경우 자외선A에 대한 피부세포를 보호하고 세포 내 DNA 분절을 억제하여 피부를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대량생산 시 화장품 업계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는 신생 물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추출물이 항산화, 미백, 항균효과가 있는 것이 추가적으로 검증되었고, 안정성 및 독성 시험에서도 피부 자극이 나타나지 않아 국산 해조류의 화장품 성분화 작업에 교두보가 되었던 사건이다.

2013년, 패류-해조류로 만든 천연화장품

이어 2013년에는 키조개 껍데기에서 진주 가루를 추출해 화장품을 만들고 전복을 이용해 젤리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2013년 3월,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은 키조개 껍데기에서 진주 가루를 분리해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키조개는 보성과 장흥 등 득량만 일대 150여 어가에서 연간 400여만 개를 채취해 100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지역 대표 수산물이다. 이전에는 껍데기를 모두 폐기물로 분류해 매년 250~300여 톤(t)을 버렸으나, 천연화장품 소재로 알려지며 환경개선에도 크게 일조를 했다. 분리한 진주 가루를 이용해 협약업체인 ㈜바이오랜드, ㈜코스메카코리아가 흑진주 가루가 함유된 화장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해조류인 ‘연두털말’에서 주름 개선과 항노화 생리활성 천연화장품 원료를 추출해 마스크 팩과 화장품을 출시한 사건도 있었다. 2011년부터 전남도에서 진행한 해양생물 연구개발사업으로, 마스크 팩은 오랜 시간 얼굴에 붙이기 때문에 폴리페놀·타닌·아데노신 등 유효성분이 피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주름 개선과 항노화, 미백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2013년 인천대에서 개발한 해조류 화장품 피키아, 엠로즈 (왼쪽부터) <출처=인천대>

2015년, 아스타잔틴과 후코이단 추출, 피부미용 사업화 박차

이어 2015년에는 홍조류에서 추출한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유명세를 탄 아스타잔틴이 화장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스타잔틴은 비타민E의 550배에 달하는 항산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후코이단은 다시마, 미역 등 갈조류에만 함유된 미끌미끌한 성분을 일컫는다.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성분으로 유명세를 탔다가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며 크게 주목을 받았다. 히알루론산보다 강력한 보습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조류 추출물의 뛰어난 피부미용 효과가 입증되면서 화장품 업계는 해조류의 화장품 분야 신소재 개발 연구를 폭넓게 시도하게 됐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은 완도군과 MOU를 맺고 해조류 등 해양자원을 활용해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비오템은 희귀 해조 추출물 유스 알개 등 특허성분을 보유 중이다.

2021년, 화장품 사업화 본격화

㈜라피끄는 해양식물체 연화 기술을 적용하여 해양식물의 효용성분이 피부에 공급되는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화장품 개발 기술을 제안했다. 김, 톳, 괭생이모자반 등의 해조류를 화장품에 직접 첨가하여 소비자가 문지르기만 해도 부드럽게 녹아 피부에 좋은 성분을 직접 공급해줄 수 있고, 이를 통해 해조류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던 사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천연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조류 추출물 등 해양 성분들이 화장품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며 “이들 성분의 피부미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 연구와 함께 신소재 개발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해조류 추출물 같은 해양 성분을 메인 성분으로 내세우는 제품라인 역시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해양생물 화장품화 사업 도전 중

2017년 유럽에서는 해조류 화장품 성분 표준안을 구성하고, 2020년에는 유럽 표준화기구(CEN)를 지정해 해조류 화장품 관련 EU 규제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덴마크의 경우, 협업 프로젝트 MAB4를 통해 2016년부터 4년간 덴마크 자연주의화장품 브랜드 회사인 멜리사 나투르코스메틱 앱스와 협업 프로젝트로 해조류 활용 화장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 30년간 천연성분 화장품만을 고집해온 멜리사(Mllisa)는 덴마크 화장품 제조사로, 덴마크공대·덴마크기술개발원(DTI)과 협력해 해조류 활용 화장품 BioOcean 라인을 개발 중인 회사다. 2020년에 항산화 페이스 크림(Antioxidant Face Cream)을 출시했고, 노화 방지와 자외선 차단, 피부 세포막 보호 등의 복합 기능, 풍부한 비타민E 함유량 등의 이유로 유럽 시장 전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해조류 화장품은 자연주의 화장품인 데다 영양 보충 및 노화 방지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지면서 유럽에서 잇달아 출시되는 추세다. 한국도 변화하는 시장 추세에 맞춰 적극적으로 친환경 화장품 재료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이 화장품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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