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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가처분 신청한 이준석 대표, 지지층 공중분해?

이 대표, 비대위원장 임명안 가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국민의힘 내분에 대한 책임, 국힘 지지층은 이 대표에 가장 큰 책임 이 대표의 대안으로 유승민 전 의원 급부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을 가결한 전날 전국위원회 결정에 대해 서울남부지법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처분 신청 전자로 접수했습니다”라고 알렸다.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 인터넷으로 소송서류를 제출하는 전자소송 방식으로 이뤄졌다. 사건은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에 배정됐다.

이 대표, 당원권 정지 6개월 만에 가진 기자회견서 강도 높은 비난

이 대표는 13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 징계 과정, 비대위 전환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국힘 내부에 대한 강도 높은 저격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그간 페이스북, 현장 소통 등을 통해 입장을 간간이 밝혀 왔지만 공식 석상에 서는 것은 지난달 8일 당 윤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이후 36일 만이다.

키워드 ‘이준석’ 긍부정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키워드 ‘이준석’ 긍부정 비중 기간별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온라인상 이 대표에 대한 언급량을 조사해본 결과, 이러한 이 대표의 행보가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비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7월 23일부터 8월 22일까지 한 달간 ‘이준석’ 키워드는 부정 평가가 67.95%로 긍정 평가 32.05%의 2배 이상을 기록하며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즉, 국민들의 3분의 2 이상이 이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부정 평가는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을 한 8월 10일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8월 10일 이후 부정 평가가 가장 높게 나온 날은 8월 18일로 무려 약 732억건에 달했고 긍정 평가와의 차이는 약 424억건이었다.

키워드 ‘이준석’ 채널 카테고리별 긍부정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부정 평가 언급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가장 많았다. 젊은 정치인인 만큼 기성 언론보다 접근성이 좋은 커뮤니티의 반응이 뜨거웠다. 커뮤니티에서의 부정 평가 언급량은 약 6조 2,669억건으로 뉴스에서의 부정 평가 언급량 1,927억건과 비교했을 때 약 32배에 달했다.

빅데이터 분석, 이 대표에 등돌리는 국민의힘 지지층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직전 국정 수행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며 30% 선을 다시 넘겼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7일 발표됐다. 국정 지지도의 반등 폭 자체는 미미했지만,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이준석 지도부’를 해산한 국민의힘 지지율이 크게 반등한 정황이 겹쳤다. 즉, 이 대표의 지지층이 이 대표를 저버리고 윤 대통령 지지층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지층 이동은 대통령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국민의힘 정당지지도는 지난주 34.6%에서 오차범위 밖인 9.0%포인트 반등한 43.6%로, 더불어민주당을 다시 추월했다. 민주당은 4.6%포인트 하락한 34.6%로 나타났다. 이어 정의당(2.7%), 기타정당(1.9%), 지지정당 없음(15.7%), 잘 모름(1.6%) 순이다. 이 대표 지지층이 분열해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옮겨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지지율 급등이 이 대표발 여권 분란으로 인해 위기를 느낀 보수층이 결집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권 내부 갈등의 책임소재를 묻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글로벌리서치가 JTBC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성인 최종 1,005명을 설문한 뒤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당 지지층과 비(非)지지층의 생각이 크게 갈렸다.

‘이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 징계와 비대위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내부 갈등은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윤 대통령’ 32.3%, ‘권성동 원내대표 등 대통령 측근 국회의원’ 29.4%, 이 전 대표 24.4% 순으로 많은 응답이 나왔다.

그러나 응답자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의 경우 이 전 대표 책임이라는 응답이 46.4%로 전체 평균대비 약 2배로 높았다. 윤 대통령 측근이란 응답은 29.3%로 전체 평균과 비슷했으나 윤 대통령 책임이란 의견은 12.2%로 크게 낮아졌다.

19일은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개고기’에 빗댄 비판 기자회견에 대해 보수층과 여당 지지층 과반이 부정적으로 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전 대표와 그가 지목하는 이른바 윤핵관 중 누가 쇄신 대상이냐는 설문에도, 여당 지지층에서는 3명 중 2명꼴로 이 대표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총 1,086명을 설문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전 대표의 윤 대통령과 윤핵관 직격 기자회견 주장에 공감하느냐’는 설문에 전체 응답자 55.4%는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7.6%, ‘잘 모름’은 7.0%였다.

하지만 응답자 중 국민의힘 지지층(382명)에선 비공감 응답이 62.3%로 6할을 넘었고 공감 응답이 32.3%에 그쳤다. 잘 모름은 5.4%다. 정치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385명)에서도 비공감 52.6%, 공감 40.5%, 모름 6.8% 순으로 비슷한 분포가 나타났다. 반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층(534명)에선 공감이 71.6%, 비공감 22.1%, 모름 6.3% 순으로 이 전 대표 지지성향이 강했다. 정치성향 진보층(369명)도 공감이 69.4%, 비공감 24.5%, 모름 6.1%로 응답 성향이 비슷했다.

‘이 전 대표와 윤핵관 중 누가 더 쇄신 대상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47.4%가 ‘윤핵관’, 24.0%는 ‘이 전 대표’, 23.7%는 ‘이준석·윤핵관 모두’를 꼽았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이 전 대표 48.9%, 윤핵관 26.7% 순으로 반전됐고 이준석·윤핵관 모두는 16.8% 였다. 이 전 대표를 향한 쇄신 요구가 65.7%로 가장 높은 셈이다.

이 대표 지지층 흡수한 유승민 전 의원 반사이익

이런 상황 속에서 반사이익을 본 정치인도 있었다. 바로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대선과 경기도지사 선거 경선에서 연이어 탈락하면서 정치적 위상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초선 의원이었던 김은혜 전 의원에게 패배한 것은 유 전 의원의 정치적 미래를 불안케 했다.

이런 유 전 의원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이 대표의 행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윤 대통령과 대립 구조를 이루는 면에서 이 대표와 성향이 비슷한 유 전 의원을 이 대표 대신 지지하는 경향을 보여줬다.

한길 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8월 6~8일 만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차기 국민의힘 대표로 적합한 후보를 물은 결과, 유 전 의원은 23.0%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위 이 대표(16.5%)의 뒤를 이어 안철수 의원(13.4%), 나경원 전 의원(10.4%), 주호영 의원(5.9%), 김기현 의원(4.4%), 정진석 의원(2.6%), 권성동 원내대표(2.5%), 장제원 의원(2.2%) 순이었다. 3주 전까지만 해도 순위권에 없었던 유 전 의원이 1위로 등장한 것은 이 대표의 ‘대안’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키워드 ‘이준석’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이 대표와 관련돼서 언급된 키워드를 네트워크 그림으로 정리해본 결과, 이 대표와 유 전 의원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총선’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등이 등장하는 초록색 키워드 그룹은 ‘유승민’ 그룹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어, ‘윤핵관’ ‘성상납’ ‘내부’ ‘총질’ ‘준석’ 등의 키워드가 등장하는 빨간색 키워드 그룹은 ‘이준석’ 그룹이라 해석된다. 그룹 사이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밀접한 관련성을 나타내는데, ‘유승민’ 그룹과 ‘이준석’ 그룹은 서로 붙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보수’ ‘국힘’ 등의 키워드가 등장하는 하늘색 키워드 그룹은 ‘국민의힘’ 그룹이라 추측된다. 지난 한 달간 인터넷상 언급량을 토대로 한 것으로 여전히 이 대표가 국민의힘과 더 밀접한 관련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유 전 의원이 새로 등장했다는 것에 주목해볼 만하다.

이 대표와 유 전 의원이 보수신당을 창당할 경우, 국민의힘이 아닌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2.5%로 나온 조사 결과도 있었다. 12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2.5%가 이 대표와 유 전 의원이 보수신당을 창당하게 될 경우 국민의힘이 아닌 보수신당을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신당에 대한 지지가 가장 높았다. 20대는 신당 35.4%, 다른 정당 28.5%, 국민의힘 23.5%, 30대는 신당 42.2%, 국민의힘 24.2%, 다른 정당 22.2%로 2030의 지지세가 높았다. 다만, 2030의 지지세가 오로지 이 대표에 의한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분명치 않다. 2030세대가 이 대표의 지지 기반이기는 하지만, 최근 여론 동향을 보았을 때 유 전 의원에 기인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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