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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박민영, 개혁·청년 아이콘에서 일베·배신 아이콘으로 추락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대통령실 청년대변인직 제안받아 이준석 대표 등진 발언에 “배신” 비판 여론 ‘일베’ 논란까지 불거져 이미지 추락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대통령실 청년대변인직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10일 오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대통령실에서 청년대변인으로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히며 “대통령의 곁에서 직접 쓴소리를 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해보려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청년대변인 제안받은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박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가 도입한 ‘2022년 제2회 국민의힘 토론배틀 2022 나는 국대다’를 통해 국민의힘 대변인으로 선발됐다. 그는 지난달 5일 윤석열 대통령의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는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민들에게 있어 박 대변인은 권력에 굴하지 않고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참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청년대변인직을 제안받은 후 발언으로 인해 그 이미지는 추락하고 만다. 박 대변인은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다. 더 이상의 혼란은 당정 모두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만 남길 뿐”이라며 “이준석 대표에게도 마찬가지다. 가처분이 인용돼도 당정 혼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고 기각된다면 정치적 명분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준석 대표를 아끼는 모든 이들이 이구동성 ‘자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유”라고 윤 대통령 측에 힘을 실었다.

거기에 더해, 최근 이준석 대표에 대해 입장이 변한 것 때문에 제안이 왔다고 볼 수도 있냐는 질문에 “대통령실에 기민하게 움직일 사람이 필요하고 쓴소리를 하는 것도 필요하고 그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저의 문제의식이) 공론화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랑 가까운 건 저한테 마이너스다”고 답했다.

‘일베’ 논란에 동생이 계정 대리 사용 해명 

박 대변인의 대통령실행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는 그가 극우 성향 사용자들이 모인 ‘일베’에서 자주 쓰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2030세대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인 ‘에펨코리아’ 등에는 박 대변인으로 추정되는 사용자가 ‘네다홍’ ‘씹운지’ 같은 일베 표현을 썼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네다홍’은 호남 지역 비하 표현, ‘씹운지’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일베에서 주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와 관련, 박 대변인은 “동생이 몇몇 게시글을 작성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삭제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어릴 때부터 계정을 가족끼리 공유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실명이 나오지 않는 커뮤니티에 과거의 글로 문제를 제기하는 건 일단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실 낭설들도 많아서 일일이 다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키워드 ‘박민영’ 기간별 언급량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이러한 ‘일베’ 논란과 이 대표를 ‘배신’했다는 비판적 여론과 함께 박 대변인을 향한 국민들의 관심이 급증한 모양새다. 박 대변인에 대한 인터넷상 언급량을 조사해본 결과, ‘일베’ 논란과 이 대표를 향한 발언이 있었던 8월 10일에 언급량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10일 언급량은 약 6억건으로, 그 전날인 8월 9일 언급량 약 52만건과 비교했을 때 약 1,153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키워드 ‘박민영’ 긍부정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아울러, 해당 언급량은 언론 매체인 뉴스보다 편리한 접근성과 낮은 장벽으로 의견을 표출하기 쉬운 매체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더 많았다. 커뮤니티에서의 언급량은 약 10억건이었고, 뉴스에서의 언급량 약 58만건과 비교했을 때 무려 1,724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박 대변인에 관한 관심이 언론 매체보다 국민들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뜨겁다는 것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한편, 유튜브에서의 언급량이 약 220만건으로 2위였고, 카페에서의 언급량이 약 8만 4천건으로 4위였다.

키워드 ‘박민영’ 긍부정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키워드 ‘박민영’ 긍부정 비중 기간별 추이/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박 대변인에 대한 인터넷상 언급량을 토대로 긍부정 평가를 조사해본 결과, 부정 평가가 68.14%로, 긍정 평가 31.86%의 2배 이상 웃돌며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즉, 국민들의 3분의 2 이상이 박 대변인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부정 평가는 논란의 기점이 된 8월 10일에 가장 심했다. 이날 부정 평가는 약 19억건에 달했고, 긍정 평가와 가장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긍정 평가 약 8억 5천만건과 비교했을 때, 수치로 계산하면 약 10억 5천만건, 배수로 계산하면 2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키워드 ‘박민영’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이어, 박 대변인과 관련돼서 언급된 키워드를 네트워크 그림으로 정리해본 결과, ‘일베’ ‘배신’ ‘이준석’ 등이 가장 밀접한 관계성을 가진 키워드로 등장했다. 국민들은 박 대변인과 이 대표 사이에 어느 정도 유대감이 있었으나 이번 대통령실 행이 정해지면서 한 발언을 이 대표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자신에 대한 비판적 발언에 이준석 대표 불편한 심경 드러내 

이 대표는 이날 SNS에 글을 올려 “박 대변인에게 충성을 요구한 적이 없으니 충성을 받은 적이 없다. 충성을 받지 않았으니 배신도 아니다”라면서도 “같은 대변인 직함이지만 그곳(대통령실)의 근무환경은 좀 다를 것”이라고 적었다. 박 대변인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했는지, 박 대변인은 “대통령과 당이 함께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데 대표를 따라서 대통령을 공격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저는 철저히 당과 국민을 우선시하는 관점으로 지금까지 일을 해왔다. 그것이야말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배신이라는 말을 쓰시는 분들이야말로 오히려 계파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 (사람에) 충성하는 사람들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대통령실에서 이 대표의 대체 역할을 맡기려는 건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는 “그런 말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자꾸 대체재를 만든다는데 저는 애초에 한 사람이 고군분투하면서 무엇을 바꾸는 자체를 지지하지 않는다. 강성 지지층에 이끌려 홀로 퍼포먼스를 하다가 고립되는 것은 굉장히 안 좋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의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방법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저는 안으로부터의 변화를 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 진심을 알아주지 않고 ‘너 우리 편인 줄 알았는데 왜 갑자기 변절해’ 이렇게만 단편적으로 보니까 서운하다. 대표가 저를 꽂아준 것도 아니지 않나”고 답했다.

물론, 이 대표의 방향성이 무조건 옳지만은 않고 이 대표와 다른 방향성을 간다고 해서 그것이 틀린 것도 아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실망한 점은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지금껏 이 대표의 방향성을 지지하며 옹호해왔던 모습이 선명하게 국민들의 눈에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에 태도를 바꾼 것은 국민들에게 더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해당 발언을 한 시기 또한 적절치 않았다. 대통령실행이 정해지자마자 이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자신의 보신을 위해 입장을 바꾼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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