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감소에 ‘서울 초등 신입생’ 첫 6만 명 선 붕괴, “실패한 저출생 정책 바로 잡아야”

서울 국·공·사립 초등학생수 10년 전보다 30% 이상 감소
전국 초등학교 입학생도 30만 명대로 줄어들 전망
복지 포퓰리즘에 빠졌던 저출생 정책의 실패가 근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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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가 1년 새 10% 이상 감소하면서 올해 처음 5만 명대로 떨어졌다. 자연스레 학급당 학생 수와 전체 학생 수도 감소하면서 한 반에 평균 20명도 채우지 못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세는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올해 전국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 수 역시 사상 처음으로 40만 명대가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취학 대상자 급감 원인으로 저출생 문제가 거론되는 가운데 근시안적인 저출생 정책 대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서울 초등학교 취학대상자 첫 5만 명대로 떨어져

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는 국·공·사립 총 5만9,492명으로, 지난해 처음 6만 명대를 기록한 지 1년 만에 10.3% 줄어들었다. 서울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는 2019년 7만8,118명에서 2020년 7만1,356명, 2021년 7만1,138명, 2022년 7만442명 등으로 이전부터 꾸준히 감소해 왔는데, 최근에는 감소 폭이 더욱 가팔라지는 추세다.

입학생이 줄어드는 만큼 자연스레 학급당 학생수와 전체 학생수도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의 2023∼2027학년도 초등학교 배치계획에 따르면 학급당 학생 수는 2022년 21.4명에서 2028년에는 20.2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또 전교생 240명 미만의 소규모 학교가 되는 추세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 국공사립 초등학교 기준 2022년에는 51개(9%)가, 2027년에는 85개(14%)가 전교생 240명 미만의 소규모 학교가 될 전망이다.

초등학교 입학생 감소세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취학 대상 아동은 41만3,056명으로, 통상 실제 입학하는 아동이 취학 대상의 90% 수준임을 감안하면 3월에는 30만 명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40만1,752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새 40만 명 선이 깨지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6년에는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20만 명대로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초등학교 입학 예정인 2019년 출생아 수가 30만2,676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주민등록 기준 출생자 수는 총 23만5,039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면서 “저출생 기조가 심화하면서 학생 수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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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사진=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실패한 저출생 정책이 ‘인구 절벽’ 심화한다

전국적으로 초등 신입생 수 감소세가 가팔라지는 근본 원인은 저출생에 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출생률(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의 수)은 0.78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명 미만으로 주저앉은 2018년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수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3년에 태어난 출생아는 집계 이래 최저치인 23만5천여 명으로, 올해 2월 발표될 합계출생률은 0.6명대 후반에서 0.7명대 초반 사이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나아가 지금의 저출생 기조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25년 합계출생률은 0.65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그간 정부는 최근 15년 동안 약 280조원의 재원을 투입해 저출생 정책을 펼쳐왔으나, 결과적으론 초저출생 추세 반전에 실패하고 말았다. 특히 그간 출산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나온 지원책들이 복지 포퓰리즘에 빠져 국민의 필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013년 전 계층 무상보육이 실시된 이후 보육 재정 및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확대됐고 양육비 부담 완화를 위한 현금수당도 확대됐지만, 성별·계층·거주지역 등 집단에 따라 필요한 저출생 정책과는 거리가 먼 정책이 쏟아져 나왔다”면서 “향후에는 확대된 특정 연령층에 대한 표심을 의식하지 않고 다양한 요구에 맞는 섬세한 맞춤형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점도 정책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간 일관성 있고 연속성 있는 정책이 추진돼야 하지만, 정부 부처들이 조율 없이 저마다 자기 소관의 대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우리 정부는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겹친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를 국정기조로 접근하는 대신 단위사업으로만 접근했다”면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인구정책인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도 단순히 220여 개 개별사업의 리스트를 쌓아둔 것에 불과한데, 개별사업으론 구조적인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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