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인프라 구축 나선 정부, 비즈니스 모델 구축은 여전히 ‘지지부진’

"마이데이터 확산할 것, 효용성 높여 제도 수용성 제고하겠다"
'광고'가 비즈니스 모델?, 광고에 치우친 마이데이터의 '양면'
통로 열려도 현실성 '제로', "가치제안 경쟁 기반 먼저 다져야"
IBK기업은행-마이데이터
IBK기업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사진=IBK기업은행

정부가 2025년 마이데이터 시행을 앞두고 기술·제도적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올해 국민들이 마이데이터 편의성을 체감할 수 있는 선도 서비스를 발굴하고 전송요구권을 종합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단 계획이다. 다만 비판적 의견도 적지 않다.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차별적인 확산만 타진한다고 생태계에 변화가 일어나진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개인정보위 “마이데이터 예산 152억 확보”

4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마이데이터 제도 시행을 위해 올해 확보한 152억원 규모의 예산 활용 계획을 밝혔다. 마이데이터는 국민이 본인에 관한 개인정보를 직접 다운로드(다운로드권)하거나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 있도록(제3자 전송요구권) 지원하는 제도로, 국민이 본인 의사에 따라 개인정보를 관리·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정보 주체의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 도입됨에 따라 전 분야로 확대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아직까지는 개별법에 따라 금융·공공 등 일부 분야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선도 서비스 발굴, 전송 인프라 구축, 마이데이터 지원 플랫폼 구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마이데이터 확산을 더욱 촉진할 방침이다.

개인정보위는 우선 선도 서비스 발굴에 25억원을 지원한다. 선도 서비스 사업은 공모·심사를 통해 선정된 기업에 일정 비율을 매칭해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국민이 선도 서비스를 통해 기존의 번거로운 절차 등 불편을 해소하는 마이데이터 효용성을 체감하도록 해 제도 수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마이데이터가 다양한 데이터 융합으로 기업의 신규 사업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송 인프라 구축엔 15억원을 투입한다. 이 사업은 정보 제공자(개인정보 보유 기업·기관), 중계기관, 정보수신자 간 세부 전송기술 규격·절차 등을 실증한다. 이를 통해 검증된 전송기술 규격에 따라 올해 하반기까지 다양한 정보 제공자·중계기관·정보수신자별로 실제 전송 시스템을 구축하겠단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지원 플랫폼’도 구축한다. 마이데이터 지원 플랫폼은 본인의 전송요구 현황·이력 관리, 전송요구 중단·파기 등을 요청할 수 있어 국민의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을 종합 지원한다. 75억원을 확보한 이번 사업은 내달 중 조달청 입찰공고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나머지 예산은 2022년부터 추진해 온 데이터 형식 및 전송 표준화 등 기존 사업에 들어간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개인정보위는 내년 우선적으로 통신·유통·의료 등 분야부터 마이데이터 제도를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전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송대상, 전송방법 및 절차, 안전성 확보 조치 등 정보제공자·수신자 등이 준수해야 할 제도적·기술적 사항을 담은 개인정보보호법 하위법령(시행령·고시·가이드라인 등)을 올해 내 순차적으로 마련하겠단 계획도 세웠다.

Downward arrow made of dollar coins and banknotes on white background - Concept of loss of money and downward trend of dollar currency
사진=Adobe Stock

수익 모델 없는 비즈니스? 마이데이터의 ‘뒷면’

다만 일각에선 비판적 의견도 적지 않다. 애초 마이데이터 도입에 따른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인 만큼 전체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현재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밀히 따져 금융회사에 속해 있지 않으며, 때문에 금융상품을 운용하거나 이용자에게 경제적 이익 혹은 손실을 직접 가져오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도 않다.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의 본질은 금융거래의 부산물인 금융 데이터를 갖고 새로운 가치나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나, 이를 토대로 어떤 방식의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나마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일구고 있는 사업 모델은 ‘광고’다. 그러나 마이데이터 사업의 중심이 점차 상품 광고에 치우치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 전문가는 “한국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상품 광고에만 치우쳐져 있다”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플랫폼 중립성부터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마이데이터를 도입한 영국의 사례와 비교하면 더욱 확연하다. 영국의 경우 절반 이상의 금융 상품이 중립적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상황인 셈이다. 우리나라 또한 자문 플랫폼 운영이 법적으로 가능하긴 하나, 실제 등록한 회사는 한 곳도 없다. 수익을 얻을 통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 전문가는 “통로가 열려 있음에도 현실성이 없으니 국내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차별성이 옅어졌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가치제안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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