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여, 안녕히” 정부, 번거로운 종이 서류 놓아준다

종이 서류 시대 끝나나 '구비서류 제로화 서비스' 본격 시동
'110년 역사' 인감증명서도 수술대에, 온라인 발급 추진 등
아날로그 잔재 손질하는 정부, 공공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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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종이 서류’와의 작별을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주재한 7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부처 간의 벽을 허물고, 흩어져 있는 정보와 데이터를 모아서 원스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국민들께 종이 서류로부터의 자유를 찾아드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차후 별도의 서류 발급 없이도 민원·공공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번거로웠던 인감증명 절차를 개선·부분 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저희가 알아서 확인할게요” 종이 서류 역사 속으로

일반적으로 공공기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분과 자격을 인증하기 위한 종이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일례로 난임부부시술비 지원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주민등록표 등·초본 △건강보험료 납부 확인 등 4종의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예방접종비 지원 신청 시에도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 △장애인 증명서 등 4종의 서류가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에서 이 같은 행정 서비스에 투입되는 종이 서류가 매년 7억 건에 달한다고 강조, 관련 제도를 손질할 것을 공언했다.

정부는 2026년까지 1,498종의 민원·공공서비스를 종이 서류가 없이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원인의 동의하에 각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폭넓게 공유, 번거로움을 덜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구비서류 제로화 서비스’는 오는 4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을 비롯한 서비스 100종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는 고용장려금을 비롯한 321종 서비스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정부는 차후 구비서류 제로화 서비스를 통해 연간 약 1조2,000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사용처와 무관하게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발급이 가능했던 인감증명서도 수술대에 올랐다. 정부는 오는 9월 정부민원포털 서비스 ‘정부24’에서 인감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총 2,608건의 인감증명 요구 사무 중 인감증명 필요성이 낮은 사무 2,145건(82%)의 경우, 2025년까지 점진적으로 관련 절차를 제거해 나갈 예정이다.

이제는 공공 서비스도 ‘디지털 시대’

정부의 개선 방안은 아날로그 시대의 ‘잔재’를 손질하고, 국민의 불편함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감증명의 경우 일제 강점기였던 1914년 일본의 식민 통치를 위해 최초 도입된 제도다. 공증 제도가 보편적이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빈틈’에 안착하며 자그마치 110년간 사용돼 왔지만, 시간이 흐르고 서명 사용이 보편화하며 이제는 ‘구시대적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차후 정부는 비효율적인 인감증명 제도를 간소화하고, 활용처를 점차 줄여나가며 전반적인 의존도를 낮춰갈 것으로 보인다.

구비서류 제로화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 성격을 띤다. 민원 서비스 이용 시 요구되는 수많은 종이 서류는 공공기관 사이 실시간 데이터 공유가 어려웠던 ‘아날로그 시대’의 흔적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4월 발표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에 구비서류 제로화 서비스를 포함, 부처 간 장벽을 허물어 데이터를 연계·공유하겠다는 구상을 본격화했다. 공공 서비스를 떠받치던 근본적인 시스템을 뒤엎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일례로 정부는 지난해 사법부가 보유한 가족관계증명서 데이터를 행정부와 공유하도록 법원과 협의한 바 있다. PDF 이미지 파일 형태로 전송받은 가족관계증명서 데이터를 공무원이 수기로 입력하는 비효율적인 업무 과정을 개선한 것이다. 정부는 차후 이 같은 데이터 공유 범위를 확대, 공공 업무 전반을 ‘페이퍼리스(Paperless)’ 형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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