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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보조금 받으면 뭐하나”,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에 기업들 ‘시름’

LG화학, 추가 세액만 수천억원 예상
“우리 기업 글로벌 경쟁력 훼손 우려”
국제조세 자문시장 집중 공략 움직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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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LG에너지솔루션

미국에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들이 올해 도입된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미국 내 생산시설을 늘려온 LG에너지솔루션과 모기업 LG화학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배터리 생산에 따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규모가 가장 큰 데다, 특정 국가 내 계열기업 전체를 합산하는 과세 방식에서도 불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SK온과 한화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분야 기업들은 LG화학의 대응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3배 가까운 연간 생산량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LG엔솔의 속사정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으로 LG화학이 부담하는 세액은 올해 수백억원에서 내년 수천억원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생산 시설은 지난해 12월 기준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 생산 시설 2곳을 포함해 제너럴모터스(GM)·혼다·현대자동차와의 합작 법인 등 총 7곳에 달한다.

지난해 약 6,700억원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의 IRA 보조금도 올해 최대 2조원까지 증가한다. 2023년까지 연 45GWh 규모 수준이던 배터리를 생산량이 올해 연 130GWh로 급증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IRA 보조금이 늘어남에 따라 모기업이 부담하는 추가 세액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주도로 마련된 초국가적 조세 포탈 방지 협약이다. 해외 자회사가 사업을 전개하는 현지에서 납부하는 실효세율이 최저한세(15%) 이하일 경우 모기업이 본국에서 그 차액을 세금으로 부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22년 12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최저한세를 법제화한 우리 정부는 2024년 기업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2026년 6월 말(당해연도 종료 후 18개월 시점)에 추가 세액을 징수할 예정이다.

추가 세액을 계산하는 기준 지표는 전체 소득에서 인건비 및 고정자산 투자금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실질기반제외소득)이다. 예를 들어 실효세율이 8%인 경우 과세 대상이 되는 초과 이익에 15% 최저세율에 미치지 못한 부분인 7%를 적용하는 식이다. 국가별 납부 세금은 개별 법인 단위가 아닌 계열사 통합으로 산정한다.

산업계는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여파로 IRA 혜택이 반감되는 것은 물론 우리 기업의 부담이 막중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LG에너지솔루션 말도고 SK온, 삼성SDI 등이 내년부터 미국 내 생산량 증가로 인한 IRA 보조금 확대가 예정돼 있는 데다, 한화솔루션도 자회사 한화큐셀의 미국 태양광 모듈 공장 증설로 최대 1조원의 IRA 보조금 수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빨리 글로벌 최저한세를 시행하면서 그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하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루빨리 관련 법령을 손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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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자유로운 시장 경제 위해 공정과세 실현할 것”

국세청은 국가별 차별화된 협상으로 이중과세를 해소하겠다며 산업계의 목소리에 반응했다. 각국의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으로 긴밀히 연결됨에 따라 국가 간 협력과 조정을 통한 과세권을 행사하는 다자주의 질서가 부상했고, 그 결과 우리 기업들이 복잡하고 불확실한 납세의무 이행 문제에 직면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또는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로 기업의 이중과세 부담이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됐으며, 국세청의 이중과세 문제 해결은 사후적 수습에 불과해 기업의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국세청은 외국 과세당국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에 다각도의 조세 확실성을 제공하고, 과도한 세무 부담을 없애 자유롭게 수출과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 대한 정상가격산출방법 사전승인제도(APA) 집중 협상으로 보호무역 확산에 따른 세무 위험을 조기 완화하고, 원포인트 회의 활성화를 통한 협상 장기화를 사전에 방지할 방침이다.

또 이중과세 처리 절차 고도화를 위해서는 APA 접수 절차를 신속히 하고 장기 미결 사안에 대한 집중처리제, 체계적인 신청인 의견수렴으로 처리 기간 단축을 유도할 계획이다. APA는 납세자가 국외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적용할 정상가격 결정방법 및 정상가격 범위에 대해 과세당국과 사전에 서로 합의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 참석해 “공정 과세 실현은 자유로운 시장 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강조하며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할 수 있는 각종 요인들에 조사 역량을 집중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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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동력 찾던 세무 업계는 ‘세제 자문’에 주목

하지만 국세청의 적극적인 청사진 제시에도 기업 세무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불안감이 팽배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에서는 글로벌 최저한세 전문 대응팀을 꾸리는 등 국제조세 자문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 김앤장이 대표적 예다. 2022년 ‘신국제조세연구소’를 설립한 김앤장은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 서진욱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등 실전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30여 명을 모아 기업 공략에 나섰다. 김앤장은 기획재정부의 글로벌 최저한세 국내 입법 당시 용역을 맡은 바 있다. 김앤장 외에도 태평양, 화우, 광장, 율촌 등 다수의 법인이 국제조세팀을 신설 또는 확장하며 기업의 수출 계약, 이전가격 세제 자문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업계 내 신성장 동력 발굴의 필요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대형 법인들이 앞다퉈 신규 조직 설립을 설립한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220개 회계법인의 매출은 총 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1.9% 증가한 수준이지만, 전년 증가율인 16.8%와 비교해서는 증가 폭을 줄인 결과다. 영업이익 또한 1,6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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