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차원 출산장려금에 분할과세 혜택 제공한다? 무작정 ‘현금성 지원’ 괜찮을까

'출산장려금 분할 과세 혜택' 기대 확산, 기획재정부 "확정은 아냐"
분할 과세 시 출산장려금 '근로소득'으로 인정, 기업도 수급자도 호재
현금보다 '육아 환경'이 먼저다? 저출산 시대,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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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업 차원에서 지급하는 출산장려금에 분할과세 혜택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분할과세를 허용해 출산장려금 수급자의 세 부담을 줄이는 한편, 출산장려금을 증여가 아닌 근로소득으로 간주해 기업의 법인세 경감 효과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산업계가 출산지원금을 비롯한 현금성 저출산 대책에 꾸준히 무게를 싣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육아 인프라 정비를 비롯한 보다 실효성 있는 저출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분할 과세로 장려금 수급자·기업 부담 줄인다?

출산장려금 세제 혜택 논의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부영그룹이다. 부영그룹은 2021년 이후 태어난 자녀가 있는 직원의 자녀에게 1억원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이 직원에게 출산장려금을 직접 제공할 경우 해당 금액이 ‘근로소득’으로 집계되고, 이에 따라 소득이 증가한 직원이 높은 소득세율 부담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1억원을 지급할 경우, 직원의 세금 부담은 증여액의 10% 수준까지 감소한다. 하지만 해당 금액을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한 사측은 법인세 부담을 대신 짊어져야 한다.

그간 부영그룹은 기업 차원에서 제공하는 출산장려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이후 곳곳에서는 현재 기획재정부가 출산지원금 세제 혜택 방안 중 하나로 분할 과세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풍문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일시에 받는 출산지원금을 한 해에 다 합하지 않고 여러 해에 걸쳐 분할해 과세, 낮은 세율 구간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단 19일 기획재정부는 “기업의 출산장려금에 대해 ‘분할 과세’로 세부담을 줄이려고 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구체적인 세제 지원 방안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한편 산업계 측은 출산장려금 분할 과세 혜택에 대한 환영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누진세 구조인 근로소득 과세에 분할 과세가 허용될 경우 확실한 세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6%(1,400만원 이하) △15%(1,400만~5,000만원 이하) △24%(5,000만~8,800만원 이하) △35%(8,800만~1억5,000만원 이하) 등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식이다. 일시에 지급되는 출산지원금을 장기간에 걸쳐 분할 과세할 경우, 과세표준이 낮아지며 수급자의 세금 부담 급증을 방지할 수 있다. 출산지원금이 근로소득으로 해석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도 호재다. 출산지원금에 대한 비용 처리(손금산입)가 가능해지며 법인세 부담을 경감할 수 있어서다.

일시적인 현금 지원, 실효성 있을까

다만 일각에서는 일시적 현금 지원보다 ‘육아 환경’ 지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젊은 부부들이 일상 속 육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사내 어린이집 운영 △근무시간 단축 △탄력근무제 등 기업 차원에서 제공할 수 있는 복지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실제 국내 기업들은 직원들이 근무 중에도 걱정 없이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사내 어린이집’ 운영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는 △제주도 본사의 ‘스페이스 닷키즈어린이집’ △카카오 판교 오피스 및 인근 늘예솔어린이집, 아지뜰어린이집, 별이든어린이집 등 총 4곳의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건강한 기업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4개의 어린이집 모두 카카오 공동체 오피스 건물 내에 위치하도록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서울 여의도 본사에 ‘으쓱ESG엔솔키즈어린이집’,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키즈&SOL어린이집’을 개원하며 육아 복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외로도 △현대모비스 △우아한형제들 △넥슨코리아 △기아 △캐논코리아 등 다수의 국내 주요 기업이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사내 어린이집은 보육 기관 접근성을 개선해 직원들의 육아 및 양육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 거액의 장려금과 세제 혜택보다 잘 만들어진 육아 인프라가 오히려 출산·육아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일과 육아의 양립을 실현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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