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포럼] 북한의 군사적 긴장과 냉전으로의 회귀

북한, 냉전시대 동앵국 러시아·중국과의 공조 강화
올 한 해 북·중·러 정상들, 회담·친서 교환 등 연대
연이은 군사 도발로 美·韓과의 관계에는 진전 없어

[동아시아포럼]은 EAST ASIA FORUM에서 전하는 동아시아 정책 동향을 담았습니다. EAST ASIA FORUM은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Australia National University) 크로퍼드 공공정책대학(Crawford School of Public Policy) 산하의 공공정책과 관련된 정치, 경제, 비즈니스, 법률, 안보, 국제관계에 대한 연구·분석 플랫폼입니다. 저희 폴리시코리아(The Policy Korea)와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올해 북한은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 등 군사 도발을 확대한 데 이어 러시아·중국과의 관계도 강화했다. 반면 한국·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 전 세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가자지구에서의 분쟁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중에도 북한은 군사력을 확장하면서 냉전시대의 동맹을 공고히 한 것이다.

Pyongyang’s pivot back to military tensions and Cold War alliances
사진=East Asia Forum

미사일 실험·핵탄두 공개 등으로 군사적 긴장 고조

지난 2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형 미사일 4기를 공개, 열흘 뒤에는 올해 첫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이날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낙하했다. 이어 3월에는 새로 개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을 공개하면서 “위력한 전술 핵무기 생산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한국을 ‘주적’으로 규정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의 남북협력 시대로 돌아갈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올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을 때 북한은 더욱 강하게 적대감을 드러냈다.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된 양국의 공동성명에 대해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한·미 간 공조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심각한 위험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결코 환영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미국과 일본에 ‘올인’하는 전략을 택하자 북한은 오랜 동맹국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국경일을 맞아 보낸 축전에서 “제국주의자들의 강권과 전횡에 맞서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총매진하고 있는 러시아 인민에게 언제나 번영과 발전, 승리만이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의 의지를 드러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을 공동으로 인도함으로써 두 나라와 동북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촉진시키기 위해 공헌하겠다”며 북한과의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6월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를 무시한 채 오히려 ‘미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주범’이라고 비난하며 북한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북한, 러시아의 우주기술 이전 대가로 군수품 공급

특히 북한은 러시아와의 공조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평양에서 러시아 대표단을 접견한 데 이어 두 달 후인 9월 러시아를 직접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국 지도자들은 군사를 비롯한 기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 등 항공우주 기술 이전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그 대가로 북한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공급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10월 미국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사용될 북한 무기가 러시아로 운송된 사실을 확인했고 이에 대응해 한·미·일 3국은 북·러 간 무기거래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군사장비와 군수품을 공급했다고 주장했지만 북한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달에도 평양에서 양국 당국자들 간 회담을 개최하고 경제·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교류계획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의 대러 교역비율은 전체 교역량의 1% 수준에 불과했지만 두 지도자의 정상회담 직후 무역량이 크게 증가했고 내년부터는 북·러 간 경제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양국은 지난달 열린 10차 북·러 경제공동위원회를 통해 나진-하산 프로젝트, 식량·원유 교역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청년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러시아에 북한 노동자를 파견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 무역에서 압도적인 교역 비중을 갖고 있는 중국의 경우는 다소 유보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올해 처음으로 중국의 상인들이 북한에 입국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북한에 대한 재투자나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원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北 정찰위성 발사, 남북 간 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

북한과 러시아의 기술 협력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북한은 처음으로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는데,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발사체 성공에는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체결한 ‘9.19 남북 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정지로 응수했다. 이는 군사합의 제1조 3항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관한 사항으로 효력정지 기한은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다.

군사합의의 효력정지 조치는 자칫 양국의 긴장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이다. 양국은 지난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비행금지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 철거, 군사분계선 인근의 모든 선전활동 중단 등 지상·해상·공중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남·북 간 군사합의와는 별개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했던 조치들을 철회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추후 단기간에 여러 정찰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며 합의에 반하는 행보를 보였다.

문제는 북한에 대한 서방과 주변국의 제재가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에서 북한은 러시아·중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군사력을 빠르게 향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올해 한반도의 긴장이 심화되면서 북한이 핵무기 실험을 포함한 군사적 도발을 확대하고 양국 간 군사분계선에서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정지로 인해 내년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공산이 크다.

이렇듯 남북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이 또다시 핵무기 실험을 재개하고 현재의 외교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현 정부의 외교정책이 전면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초기에는 압박과 관여 기조의 대북정책을 전개했지만 한편으로는 북한과의 정상회담 등 대화적인 접근을 시도하기도 했다. 현재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군사 통제, 비핵화 등에 관한 민감한 이슈를 뒷전으로 미뤄둔 채 대화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개방적인 대북정책이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와 달리 한·미·일 3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노선을 밝힌 만큼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원문의 저자는 가브리엘라 베르날(Gabriela Bernal) 서울 북한대학원대학교(University of North Korean Studies) 박사과정 재학생입니다.

Gabriela Bernal
가브리엘라 베르날/사진=LinkedIn

Pyongyang’s pivot back to military tensions and Cold War alliances

More missile tests, rapidly advancing relations with Russia and China and zero progress on diplomacy with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 this was the direction North Korea took in 2023. While the rest of the world was distracted by conflicts in Ukraine and Gaza, Pyongyang continued biding its time, expanding its military arsenal and solidifying its Cold War-era alliances.

Pyongyang’s pivot back to military tensions and Cold War alliances

The year started with Kim Jong-un calling for a massive increase in the production of tactical nuclear weapons and labelling South Korea as its ‘undoubted enemy’, signalling little interest in returning to the times of inter-Korean cooperation under former president Moon Jae-in. Instead, North Korea unveiled four new missiles at a military parade on 8 February and just ten days later conducted its first missile test of the year — a long-range missile that fell in Japan’s exclusive economic zone.

Pyongyang’s irritation at Seoul grew even more in April when the South Korean President Yoon Suk-yeol flew to Washington to meet with US President Joe Biden. In response to the US–South Korea joint statement released after the summit, Kim Yo-jong said it would ‘only result in making peace and security of Northeast Asia and the world be exposed to more serious danger, and it is an act that can thus never be welcome’.

Sensing that the Yoon government was opting for an all-in strategy with the United States and Japan, the Kim government in the North also began shifting its attention to old-time allies, Russia and China.

Kim Jong-un expressed support for Russia’s war in Ukraine, saying Moscow ‘will prevail’ in its fight against what he described as ‘imperialists’. In April, Chinese leader Xi Jinping also expressed willingness to elevate bilateral ties with North Korea to a higher level by ‘strengthening the strategic communication and jointly guiding’ the development of the Beijing–Pyongyang relations. Russia and China publicly displayed their support for North Korea in June when both ignored a US call to condemn Pyongyang’s satellite launch and instead blamed Washington for raising tensions.

The most important partnership for North Korea this year has been with Russia. After Kim Jong-un hosted a Russian delegation in Pyongyang in July, the level of bilateral cooperation significantly deepened in September when he made a personal visit to Russia to meet with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The two leaders agreed to expand cooperation in military and other fields, with the Russian leader expressing willingness to assist North Korea with its space program. In return, North Korea allegedly agreed to supply Russia with artillery for its war in Ukraine.

In October, South Korea, the United States and Japan confirmed and condemned several deliveries of North Korean weapons to Russia for use in Ukraine. While the United States accuses North Korea of supplying over 1000 containers of military equipment and munitions to Russia, Pyongyang denies the claims. North Korean and Russian officials held talks again in November in Pyongyang to discuss further expanding cooperation in the fields of economy, science and technology.

Trade with Russia has increased significantly since Kim’s visit. Chinese traders have also reportedly begun re-entering North Korea for the first time since the start of the COVID-19 pandemic, though many remain wary of reinvesting in the country or expanding economic cooperation. Still, China will likely continue providing aid to North Korea.

Cooperation with Russia may already be paying off as Pyongyang was able to successfully launch a satellite for the first time on 23 November 2023. South Korea’s intelligence service accused Russia of providing the necessary support to make the launch happen, with the Yoon government announcing the partial suspension of the 2018 inter-Korean Comprehensive Military Agreement soon after the launch. The latter marks a significant move in a risky direction.

Under the deal, North and South Korea agreed to ‘cease all hostile acts’ along the border by imposing no-fly zones and maritime peace zones, removing guard posts, and halting propaganda activities, among others. But now, the North has vowed to ‘withdraw the military steps taken to prevent military tension and conflict’ while announcing plans to launch ‘several reconnaissance satellites in a short span of time’.

Due to these recent developments, there is now a heightened risk of inadvertent border clashes and North Korea is more likely to engage in more provocative weapons tests, potentially including a nuclear test.

Amid the ongoing diplomatic stalemate, an opportunity presents itself with the upcoming 2024 US presidential elections. While a Biden re-election could lead to renewed nuclear testing, a Trump victory may result in revisiting diplomacy. The most important thing for Pyongyang is that the new US president adopts a marked change in North Korea policy — one that is open to concessions, arms control and setting the denuclearisation issue aside.

With the sanctions regime effectively dead, North Korea is forming increasingly close partnerships with Russia and China and its military capabilities are rapidly improving. The suspension of the 2018 Comprehensive Military Agreement shows that the peninsula’s security situation is at risk of further deteriorating in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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