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포럼] 미국 칩스법, 아시아 반도체 산업 퇴색위협

인플레이션법 이어 칩스법까지, 점점 강화되는 미국의 자국 보호주의
변화될 반도체 시장, 각국 반도체 업체들 깊어지는 우려
다만 각국 조치와 중국 공급망 대체 과정에 따른 성장 기회도 존재

[동아시아포럼]은 EAST ASIA FORUM에서 전하는 동아시아 정책 동향을 담았습니다. EAST ASIA FORUM은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Australia National University) 크로퍼드 공공정책대학(Crawford School of Public Policy) 산하의 공공정책과 관련된 정치, 경제, 비즈니스, 법률, 안보, 국제관계에 대한 연구·분석 플랫폼입니다. 저희 폴리시코리아(The Policy Korea)와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최근 미국의 자국 보호주의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막대한 정부 자금, 거대한 내수 시장, 강력한 연구개발(R&D)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패권국가인 만큼, 자국 기술 표준과 공급망에 대한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않은 국가에는 언제든 무역 제재 등 불이익을 행사할 수 있어 아시아의 대미 무역 파트너국들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사진=East Asia Forum

반도체 리쇼어링 진행 중인 미국, 우려 깊어지는 파트너 국가들

2022년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이하 칩스법)은 미국의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 의도와 이를 통한 무역 파트너국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중국 및 대만으로 집중된 반도체 생산의 지정학적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칩스법은 미국 내 R&D 및 제조 촉진 보조금, 세제 감면, 기술 라이센스 보호 규정 등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에 대해 25% 세액 감면을 추가로 제공해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에 390억 달러(약 51조4,800억원)를 지원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와 공급업체들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칩스법 도입 이후 2023년 6월까지 ∆연구 개발 ∆지적 재산 ∆칩 디자인 ∆반도체 제조 및 제조 장비 ∆반도체 칩 및 소재에 대한 67개의 새로운 프로젝트와 기존 미국 내 시설 확장 투자가 발표됐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2000년도 19%에서 2020년도 12%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한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 점유율과 상반되는 모양새다. 다만 아직 보조금 예산 할당이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 투자는 보조금과 상관없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칩스법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한편 자국 보호주의 정책으로 개선되고 있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과는 다르게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의 투자를 미국으로 유도해 다른 국가의 반도체 산업은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6개 반도체 수출업체 중 10개 업체와 공급업체 중 상위 6개 업체가 분포해 있는 동남아시아는 전 세계 반도체의 전초기지로써, 2021년에는 전세계 수출의 84%를 담당하기도 했다. 미국의 보조금은 이러한 지역 집중 현상에 대한 대응으로 탄생했다. 이로 인한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는 동남아시아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기존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이 일부 아시아 공급업체로부터의 미국 칩 수입은 감소시킬 수 있으나, 오히려 재료·장비·테스트·패키징 등과 같은 노동 집약적인 분야는 의존도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칩스법에 대응, 자국 보호 전략 발표한 주요 국가들

미국 칩스법에 대응해 EU, 대만, 일본 및 우리나라는 각자 자국의 보조금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출시했다. 특히 2022년 EU는 반도체 공장에 대한 정부 자금 규정을 완화하기 위한 유럽칩법(European Chips Act)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23년 8월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는 독일에 최대 55억 달러(약 7조2,000억원)에 이르는 정부 보조금 포함 110억 달러 규모(약 14조5,200억원)의 칩 제조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도 미국과 EU의 대규모 보조금에 대응해 자국 반도체 산업에 중점을 둔 20년 전략을 수립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각국의 강도 높은 정부 개입으로 반도체 과잉 생산과 전 세계 반도체 가격 하락이 야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새로운 지역의 반도체 생산 비용이 기존 지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생산 비용보다 높다 하더라도 수입 관세를 높이거나 자국 내 생산 요건을 갖춘 기업에 보조금을 부여하는 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자국 보호주의로의 전환은 2022년 8월 인플레이션 감소법이 통과되며 명확해졌다. 이 법으로 미국에서 제조된 전기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전기차에서와 같은 각국의 반도체 보조금 경쟁이 반도체 수출 시장을 제한하고 가격을 낮춘다면 아시아 공급업체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거대 공급망 대체할 대안, 지속적인 논의 필요

미국의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촉진 전략과 함께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 점유율 또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어 아시아 공급업체들에 또 다른 우려가 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인 요구는 없었지만, 반도체 투자 세액 감면은 수령자가 중국의 제조 시설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어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반도체는 소수 국가들에서 생산되지만, 중국이 월등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중국을 대신할 공급자를 찾는 것은 산업 전반에 걸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고 자국 반도체 생산으로 대체하더라도 여전히 다른 국가에서 레거시 칩을 수입해야 될 것은 명백하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과 미국의 파트너 국가들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서 신설된 공급망 협의회를 통해 격화되는 반도체 보조금 경쟁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아시아 수출업체가 미국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공급망 협의회는 적어도 매년 1회 열리도록 계획돼 있으며 각국 핵심 분야 및 주요 상품을 선정해 해당 핵심 분야 및 주요 상품 위주의 협력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수급 다변화 등으로 공급망 위기에 협력하여 대응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9월에 발표된 협정문에 따르면 회원국 간 개방 무역은 유지하되 중복 분야로 인한 상호 경쟁은 피하고, 공급망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협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문의 저자인 매리 엘리자베스 러블리(Mary E Lovely)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PIIE)의 선임연구원입니다.

image-155-2
매리 엘리자베스 러블리/사진=PIIE

US CHIPS Act threatens to hollow out Asian semiconductor industry

Even as they share similar concerns about economic security and resilience, the United States’ trading partners in Asia wonder what Washington’s new embrace of industrial policy means for their own development.

US President Joe Biden delivers remarks on the benefits of the CHIPS and Science Act during a campaign event at Viasat Inc., in Carlsbad, near San Diego, California, US, 4 November 2022 (Photo: Reuters/Kevin Lamarque).

With deep government pockets, a large domestic market and potent research and development capabilities, the United States has the economic power to capture a significant share of global investment in targeted industrial sectors. The US turn towards protectionism and its desire to shift trade to ‘like-minded’ friends raise fears that the US market will be closed to Asian exports unless US demands for common standards and supply chain configurations are met.

The CHIPS and Science Act, passed by the US Congress in 2022, illustrates Washington’s ‘reshoring’ intentions and their implications for trading partners. The act is designed to ‘bring back’ domestic semiconductor manufacturing that is presently concentrated in Asia by offering a menu of subsidies, tax credits and domestic content rules that promote onshore research,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Bipartisan support for the funding comes from the centrality of semiconductors to civilian and military technology and concerns over the geopolitical vulnerability caused by fabrication that has moved to mainland China and Taiwan.

The CHIPS Act subsidises onshore investment in semiconductor fabrication, promising US$39 billion of manufacturing incentives on top of 25 per cent investment tax credits. These incentives seem to already be attracting the major semiconductor fabricators and their suppliers to invest in the United States.

According to the 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 from the CHIPS Act’s introduction in 2020 to June 2023, 67 new projects and expansions of existing US facilities were announced in research and development, intellectual property, chip design, semiconductor fabrication and manufacturing equipment, supplies and materials. This new activity contrasts with the steady decline in the US share of global semiconductor manufacturing, which fell from 19 per cent in 2000 to only 12 per cent in 2020.

Assessing how many of these projects have been attracted to the United States because of CHIPS Act subsidies is difficult. The allocation of these funds has not occurred yet and some of these investments might have been made regardless. But US export controls on advanced chips and the equipment and supplies needed to produce them have undoubtedly affected decisions within the industry because they limit the materials that can be sent to China for manufacturing.

The CHIPS Act explicitly pulls investment from global semiconductor companies to the United States, raising fears that US industrial subsidies will hollow out tech industries in other regions. East and Southeast Asia is home to 10 of the 16 semiconductor exporters and the top six suppliers, accounting for 84 per cent of global exports in 2021.

While US subsidies are clearly a response to this regional concentration, expanding production capacity in the United States will affect the markets that these exporters now serve. On the one hand, US chip-related activities may reduce US chip imports from some Asian suppliers. But they may also expand trade in materials, equipment and more labour-intensive activities, such as testing and packaging.

How the industry and the market for Asian semiconductor-related exporters evolve in the future also depends on the actions of other countries. In response to the CHIPS Act, the European Union, Taiwan, Japan and South Korea have initiated or extended subsidy programs of their own.

In 2022 the EU launched the European Chips Act to ease government funding rules for semiconductor plants. In August 2023, the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announced plans to build a US$11 billion chip manufacturing plant in Germany, in a deal that reportedly includes up to US$5.5 billion in government subsidies. The United Kingdom also announced a 20-year strategy for its domestic semiconductor industry, recognising its inability to compete with massive US and EU subsidies and focusing on areas where it already has competencies.

This high level of intervention in the industry raises the spectre of a coming glut of semiconductors and falling world prices, even as the cost of production by new players is expected to exceed those in more established locations. If such a scenario plays out, governments will be tempted to protect subsidised manufacturers behind import tariffs or offer customer subsidies conditioned on domestic content requirements.

The US turn to such restrictions is evident in the Inflation Reduction Act, passed in August 2022, which provides subsidies to purchasers of electric vehicles assembled in the United States. The threat to Asian suppliers is clear if the subsidy race blocks semiconductor export markets and lowers world prices.

Another concern for Asian suppliers may arise from US demands to reduce Chinese involvement in supply chains. To date, Washington has not made such demands directly, but the CHIPS Act’s investment tax credits are contingent on recipients refraining from significant new investments in manufacturing facilities in China. This indicates that the United States intends to reduce links to the Chinese industry.

The implications of such ambitions are unclear. Silicon is produced by a handful of countries, but the largest supplier by far is China. Pressure to find alternative sources will be a problem throughout the industry. Even if the United States completely removes China from the supply chains that serve domestic chip manufacturers, it will still rely on imports of legacy chips from foreign partners.

Through ongoing consultations, facilitated in part by the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s new Supply Chain Council, Asian exporters may be able to moderate negative spillovers from the emerging semiconductor subsidy race and open up space for their participation in the expanding US industry. The Council, envisioned to meet at least annually, is tasked with exploring options to diversify concentrated supply sources for sectors and goods of shared interest. Member countries could work to avoid duplication, maintain open trade among members and gradually modify critical material sourcing.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