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정책=세금 살포’ 어긋난 정책 공식, “근본적인 대책 마련 필요하다”

인구 소멸 위기 직면한 지방들, 정작 근본 문제는 ‘쉬쉬’ 출산율 ‘급감’에 지방 소멸 위기 가시화, 하지만 중앙정부조차 ‘현금 살포’에 매진, “대책 마련 시급한데”

출장 전입신고 창구/사진=옥천군

충북 옥천군이 이 지역 소재 충북도립대 학생들의 전입을 유도하고 나섰다. 다만 결국 전입 유도책이 단순 현금 살포성 정책에 그치면서 “보다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여타 지역도 마찬가지다. 포항시, 무안군 등도 현금에 의한 인구수 유도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피해 가지 못했다.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전입 유도 나선 옥천군, 교통비 지원 등 현금 지원 강화

옥천군은 지난 5일 충북도립대학교에 출장 민원창구를 개설해 학생 9명의 전입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옥천군은 타지역에 주소를 둔 학생이 전입할 경우 100만원의 특별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주는 전입 축하금(20만원)과 초등∼대학생에게 주는 학생장려금을 합치면 이들은 총 15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옥천군은 지난 2020년 ‘인구증가 지원 조례’를 개정해 도립대생 특별 장려금을 신설한 뒤 75명을 전입시켰다. 올해는 대학 안에 학생 394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신축돼 학생들의 거주지 이전이 더욱 활발할 전망이다. 옥천군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는 1학기(32명)보다 많은 학생이 전입할 것으로 보고, 7일에도 추가로 출장민원 창구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옥천군의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4만9,900명으로 5만 인구 시대를 마감했다. 인구수는 점차 더 줄어들어 지난달 말엔 4만9,164명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렇다 보니 옥천군은 ‘지방소멸’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옥천군은 다양한 인구 늘리기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엔 ‘옥천군 주민 생활안정 지원 조례’를 통해 본격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옥천군 농어촌학교 학생 교통비 지원 조례’도 마련했다. 해당 조례는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23조에 따라 농어촌학교 학생의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옥천군 관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교통비 지원과 관련한 사항을 규정했다. 교통비 지원 등 기본적인 지원금을 통해 인구 소멸 위기를 막아보겠단 취지다.

여의치 않은 인구수 늘리기, 포항시도 인구 사수 실패

다만 옥천군의 인구 늘리기 시책은 다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인구 늘리기는 고사하고 기존 인구마저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타지방도 마찬가지다. 포항시는 지난 2021년 51만 인구 회복을 위해 전입자에게 30만원의 주소 이전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항시는 특히 주소 이전 지원금을 소급 적용해 연초부터 주소 갖기에 동참한 시민들에게도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인구 50만 선 붕괴로 인해 지역 탄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한 정책이지만, 올해에도 인구 감소율이 경북도 10개 시 중 두 번쨰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인구 회복은 여전히 소원하다.

포항시 인구는 지난해 1월 기준 50만3,404명으로 경북도 유일의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의 위상을 높였으나, 같은 해 6월 50만 선이 붕괴되면서 계속적인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올해 1월엔 49만6,052명까지 줄어 1년간 7,352명(1.46%)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 인구 감소율이 급격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출산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포항시 내의 13세 미만 어린이는 4만8,909명으로 1년간 2,229명(4.49%)이나 감소했다. 6세 미만 영유아의 경우 지난해 대비 2,339명(10.23%) 감소한 2만531명으로 나타났다. 낮은 연령대에서 인구수가 적은 것은 가임여성 1인당 출산율이 급속도로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가임여성 1인당 출산율이 1.3명에서 2021년에는 0.8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1월 14일 시청광장에서 ‘포항주소갖기운동 51만 인구회복을 위한 시민 염원팀’ 제막식 모습/사진=포항시

현금성 지원 이어가는 정부·지자체, “근본 문제부터 해결해야”

무안군도 지역 인구수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안군은 지난해 9월 관내 대학교인 목포대학교와 초당대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주소이전 서비스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당시 무안군 인구정책팀은 목포대, 초당대 등 관내 대학교 내에 일일 전입창구를 운영해 인구정책 지원사업 홍보물 배부 등 다양한 전입지원 정책과 무안군민이 되면 누릴 수 있는 혜택 등을 적극 홍보했다. 무안군은 타 시군구에서 1년 이상 거주하다 무안에 전입한 지 3개월 이상 지난 대학생에게 학기별 10만원의 학비지원금을 최대 4년간 지원하고 있으며, 6개월 이상 거주한 기업체임직원과 군 장병에게도 20만원의 전입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인구정책이 대부분 단순 현금성 지원에서 끝나는 탓에 각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일각에선 단축근무 또는 유연근무가 확산되는 제도적 시스템 속에서 자녀를 출산함으로써 일자리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양극재, 전구체 등 이차전지 소재 산업으로의 산업구조의 다변화와 육성으로 노동인력 확보와 유출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3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가 7년 만에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바 있는데, 당시 여당에선 ‘30세 미만 남성 청년이 3명의 자녀를 낳으면 병역을 면역해 준다’거나, ‘자녀의 숫자만큼 증여세를 예외 시킨다’는 등 다소 본질에서 벗어난 아이디어만을 제시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지역 내 인구정책이 단순 현금성 지원에 머물고 있는 데 대해 “결국 중앙정부 차원의 인구정책 인식이 매우 저조한 데 따른 후폭풍 아니냐”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다.

공공보육 국가책임, 여성의 경력 단절에 대한 대책, 육아휴직의 보편 적용, 청년 일자리 대책, 육아에 따른 연금 크레딧 등 실질적으로 지역 내 시민들, 나아가 국가 내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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