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의 인태지역 주요 파트너로 부상한 ‘중국·러시아’, 그 사이에 낀 ‘한국’

나토, 대중국·대러시아 기조 재확인 → 안보 역량 강화 인태 지역 영향력 확장하는 나토, 韓포함 4개국 주요 파트너로 부상 입법처 “나토 협력 좋지만, 중국·러시아 관계도 중요해” 국익 위한 최선책은?

7월 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개최된 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여한 윤석열 대통령/사진=대통령실

지난달 열린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이하 나토) 정상회의는 군사 안보 역량 강화 및 인도-태평양(이하 인태) 지역과의 협력 강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우리 정부는 북핵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며 나토와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다졌다. 이와 관련해 4일 국회입법조사처는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의 주요 내용과 당면과제를 담은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우리나라와 나토의 ‘조심스러운’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023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

나토는 지난 7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개최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집단 억지와 방위 역량 강화 ▲스웨덴의 나토 가입 동의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에 대한 회원국 찬성 재확인 등의 역량 강화 및 전략 목표에 대해 중대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냉전 종식 이후 가장 포괄적인 방어 계획을 채택했다”며 “4만 명 선의 병력을 30만 명까지 확대해 집단 억지와 방위 역량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회원국의 군사비 지출을 최소 GDP 대비 2% 이상으로 증액해 군비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도 덧붙였다. 빌뉴스 정상회담 성명에 따르면 이는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선포한 러시아의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과 일대일로를 주창하는 중국의 ‘야망과 위협적인 정책 도전’에 적절히 대응하고, 취약 안보 지역인 아프리카·중동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아울러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적극 환영하며, 비준 동의를 승인한 튀르키예의 결단에도 호평을 쏟았다. 당초 튀르키예는 스웨덴 내 튀르키예 비판 세력을 이유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한 바 있다. 하지만 빌뉴스 정상회담 직전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정책적 양보를 약속받으며 스웨덴의 가입 비준안을 긍정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미국은 튀르키예가 요구했던 F-16 전투기 수출을 허용할 것으로 전망되며, 유럽 역시 튀르키예의 EU 가입과 무비자 협정을 재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음에도 여전히 러시아와의 갈등 심화를 우려하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의 국가로 인해 가입 시한이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나토-인태지역 안보 협력 강화

대한민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의 아시아-태평양 4개국(Asia-Pacific Four, 이하 AP4)은 나토와 안보 및 경제 협력까지 포괄하는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ndividually Tailored Partnership Program, 이하 ITPP)을 체결했다. 이에 AP4는 사이버 안보, 신기술, 기후 변화 등 공통 협력 사안과 국가별 맞춤형 협력 방안을 도모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나토와 군사적인 상호 운용성을 증대하고, 테러 공동 대응 역량과 공공외교 등 11개 분야에 협력할 방침이다. 나토의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확장에 무게를 싣고, 미국과 유럽의 주요 안보 파트너로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나토의 입장에 가치동맹으로 함께 서겠다는 의도다. 이외에도 나토 사이버 방위 협력 센터와의 협력과 정보 공유 효율성 제고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와 중국·러시아 관계 악화, 우리나라의 행보는?

한편 빌뉴스 나토 정상회담 결과 나토와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나토 가입이 마무리될 경우 나토는 러시아와 유럽의 중요한 ‘해상 운송로’인 발트해 제해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역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러시아 해·공군의 역내 활동이 크게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입법처 역시 만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까지 본격화될 경우 러시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바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의 에너지 수급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 정상회의까지 AP4 국가들이 참여함에 따라 나토의 영역 확대는 사실상 가시화됐다. 이미 나토는 마드리드 회의에서 ‘NATO 2022 전략개념(NATO 2022 Strategic Concept)’을 채택하고, 인태 지역의 안보가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3월 “아시아 태평양 버전의 나토 설립은 인태 지역의 불안정성만 키운다”며 일본에 설치될 나토 연락사무소 설치를 반대했다. 6월에는 리샹푸 중국 국방장관이 “미국은 인태 지역 국가들을 인질로 삼아 충돌과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유럽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며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는 따로 구분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나토에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에 정면으로 대치한 셈이다. 이에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일 군사동맹과 달리 나토와의 협력은 우리나라나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안보 이익을 줄이고, 반중-반러 노선을 강화해 안보 불안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러시아와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자칫 한한령과 같은 수출입 중단 사태가 벌어질 경우 경제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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