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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증원론] 국회의원 너무 많다? ② 큐브근 법칙

정수 확대는 국회의원 밥그릇 챙기기? 한국갤럽 “50세 이상 연령층 약 70% 반대” 독일이 국회의원 수를 감축한 근거, 한국은?

사진=국민의힘

“정수 확대는 국회의원 밥그릇 챙기기다. 오히려 비례대표 폐지와 선거구 개편을 통해 국회의원 수를 최소 100명 이상 줄여야 한다”. 조경태 의원의 발언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정수를 늘린다는 건 밥그릇을 더 놓기보다는 숟가락을 더 놓는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밥상에 숟가락을 더 올려놓으면, 밥그릇을 챙길 수 있을까? 정수 확대가 국회의원 밥그릇 뺏기라는 비유가 더 정확하다.

국회 감축론의 또 다른 선봉엔 김기현 대표가 있다. “절대 증원 시키지 않겠다. 선거제 개편 논의의 핵심은 민주당이 앞장서서 비틀어 놓은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정체불명 제도를 정상으로 바꾸는 것이다. 의원 수가 느는 안은 아예 (전원위) 안건으로 상정할 가치조차 없다”. 현행 47명인 비례 정수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애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국회 이념 스펙트럼을 위해 필요하다면 군소 정당 몫 10석 정도는 남겨줄 테니 의석을 250개 안팎으로 줄이겠다는 심산이다. 현재 17만 명당 1명인 의원 수를 미국(60만 명)의 절반 이하인 25만 명당 1명으로만 줄여도 50명 다이어트가 가능하니 비례 40을 합해 90명이 없어져 210명 정원이 된다. 그래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주장하는 80명의 약 3배니 인심을 썼다는 모양새다.

현재 한국 국회는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에서 35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선거제도 개편 정개특위의 세 가지 안 모두 비례대표 의석을 약 50석 늘리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 한국인의 과반수가 국회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러한 움직임은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이다. 김기현 대표와 조경태 의원이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사진=한국갤럽

한국갤럽이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선거구 조정이나 비례대표 확대 등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안을 고려해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30%는 현재 국회의원 수가 적절하다고 답했고, 9%는 늘려야 한다고 답했으며, 4%는 의견을 유보했다.

국민의당 지지층을 포함한 5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약 70%가 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진보층, 정치 관심도가 높은 계층, 40대 연령층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국회의원 세비 총액을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71%가 그래도 국회의원 수를 늘려서는 안 된다고 답했고, 22%는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간단하다. 국회의원은 나쁜 놈이니 나쁜 놈을 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두 정당의 지지자는 확실히 갈리고 있고 한국의 국회의원 정수를 둘러싼 논쟁은 진영 논리에 갇혀 무의미한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각 진영은 인구 대비 의원 수가 적은 미국과 일차원적으로 비교하거나 최근 하원 의석수를 736석에서 630석으로 줄인 독일 연방하원의 결정을 언급하는 등, 각 편에 유리한 외국 사례를 선별적으로 선택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겉으로는 한국 의원들도 이러한 사례를 따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의원들 스스로 자기네 밥그릇 숫자를 잘랐다, 한국도 모범을 보이라’고 호통을 치는 등 결국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큐브근 법칙(Cube Root Law)

사진=sciencehistory.epfl.ch

독일은 왜 국회의원 수를 감축했을까? 미국의 국회의원 수는 적정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국회와 정치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정합적 논리와 근거를 들어 설명할 수 있다. 바로 큐브근 법칙이다. 큐브근 법칙은 한 국가의 국회 규모를 결정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학계에서 널리 연구된 공식이다. 1972년 영향력 있는 논문인 “국회의 규모”에서 라인 타게페라는 전 세계 인구 규모와 의회 규모 사이의 기하학적 패턴을 관찰했다. 그는 한 국가의 국회 규모가 인구의 세제곱근에 거의 근접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관찰은 “큐브근 법칙”의 개발로 이어졌다.

타게페라의 연구 결과 이후 큐브 루트 법칙은 광범위하게 연구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1910년까지 이 계산법을 고수했다고 한다.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7개국의 데이터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국가 의회가 여전히 이 규칙을 준수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입법부 규모는 대부분 큐브근 법칙에 매우 가깝거나 큐브근이 제시하는 것보다 더 많은 대표자를 포함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떨까? OECD 37개 국가 중 27위, 일본보다도 9계단 뒤처진다.

현재 미국 의회는 미국 인구 규모에 대해 큐브 루트 법칙이 나타내는 것보다 훨씬 작다. 다시 말해 미국 국회의 수는 적정 수치 미달이다. 이에 미국 내에서 의회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 최근 의원 수를 감축한 독일은 어떨까? 독일의 의회 규모는 2019년 기준으로 큐브근 법칙을 적용했을 시 60% 초과다. OECD 국가 중 최악의 과체중이라고 할 수 있어 다이어트를 해야 했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실시했고, 그 결과가 최근에 이루어졌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은 20% 미달이다. 저체중으로 비유할 수 있다. 저체중은 왜 나쁠까? 건강에 좋지 않아서 나쁜 것이다. 건강해지려면 살을 찌워야 한다. 간단한 논리다. 보기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이 제일 근본적인 문제다. 각자의 취향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의 근본적인 건강을 위해서 논의할 수는 없을까? G7 국가 중 일본과 미국만이 큐브근 법칙에 미달한다. 그나마 일본은 -7%다.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국회의원이란 민주주의의 정수와 같은 자리를 단순한 호오와 진영 논리로 결정할 수는 없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출발점

물론 큐브근 법칙도 완벽하지는 않다. 큐브근 법칙은 국가 인구의 세제곱근을 기준으로 국회의 규모를 결정하는 경험 법칙이다. 이 규칙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수는 국가 인구의 세제곱근에 비례해야 하는데, 이는 주어진 인구에 대한 이상적인 입법부 규모의 근사치를 제공하지만 비판의 여지도 많다. 큐브근 법칙의 출발점은 논리적이긴 하나 발표된 지 50년이 넘은 이론인 만큼 그 한계와 비판점까지 수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지나친 단순화, 경험적 지원 부족, 역사적 발전에 대한 무시, 의도하지 않은 잠재적 결과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대한민국 입법부의 적정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인구 규모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며 보다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의원 정수 및 입법 개혁에 대한 논쟁이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앞으로 국회의원과 이해관계자들은 진영 논리를 넘어 보다 합리적인 접근 방식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국의 고유한 정치적, 문화적, 역사적 맥락과 제안된 변화의 잠재적 결과 등 광범위한 요소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의 수질 정화 및 입법 개혁에 대한 논의는 국회의원들이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 국익을 우선시할 수 있는 기회다. 향후 입법부가 더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고 정보에 입각한 접근 방식을 채택해 국민을 효과적으로 대변하고 국가의 전반적인 복지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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