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 데이터 펠로우십’ 공모전 개최 “또 혈세 낭비”란 지적도

서울시, 작년에 이어 도시 문제 풀어갈 ‘시민 데이터 과학자’ 모집한다 작년 프로젝트 성과·시민 역량 검증 모두 부족한데 동일 프로그램 운영? 정부 발주 프로젝트 대신 생색내기용 공모전 개최라는 비판도

사진=서울특별시

8일 서울시가 시민 데이터 과학자를 발굴하는 ‘서울 데이터 펠로우십(이하 펠로우십)’ 공모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데에 대해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분야에 또다시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펠로우십은 시민참여형 데이터 분석 사업으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됐다. 선정된 대학원생에게는 서울시 데이터와 활동비를, 전문가에게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원해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며 연구 결과는 서울시 정책에 반영한다. 서울시는 기존의 공모전 사업과 차이점으로 분석 주제 발굴부터 정책 활용까지 시민과 수요자가 함께 발전시켜 나간다는 점과 대학원생에게 특화된 사업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시민 데이터 과학자와의 긴밀한 협업

올해 지정주제는 모두 안전과 관련된 주제로, 서울시·본부 및 사업소·자치구 등의 수요조사를 통해 정해진 결과다. 서울시는 전문가 집단 심사를 통해 5건 내외의 과제를 선정하여 과제당 약 7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펠로우십 선정자는 서울시가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약 7개월간 서울시 주요 정책에 관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게 되며 발표회와 개별 미팅을 통해 연구 내용에 대해 실무자와 전문가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앞서 공공데이터 개방과 함께 생활이동 데이터, 금융 데이터 등 다양한 민관융합데이터를 개발해 온 서울시는 이번 ‘시민 데이터 과학자’와의 지속적인 협업 확대를 통해 디지털 미래 시정을 위한 데이터 분석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펠로우십 사업으로 서울시가 개발한 공공데이터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시민참여 데이터 분석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예정으로, 체계적인 전문가 자문 프로그램과 현업 부서와의 연계 지원으로 ‘시민 데이터 과학자’와의 긴밀한 협업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김진만 서울시 디지털정책관은 “정밀한 데이터 활용을 통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발굴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시정의 다양한 과제를 함께 풀어나갈 인재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2022년에 시행했던 데이터 펠로우십 프로그램/사진=서울특별시

작년에도 진행했던 그 사업, 작년에는 성과 있었나?

작년에 이어 2번째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작년 사업의 성과에 대한 궁금증도 나온다. 지난 2022년 펠로우십 공모에서는 미세먼지와 소음 등 생활환경 분석, 청년 통근·통학 개선 방안, 자전거 교통사고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계된 6개의 분석과제가 진행된 바 있다. 서울시는 6개 팀의 주요 시정 과제는 현재 데이터 분석이 완료된 상태이며, 분석 결과는 수요 부서에 전달해 향후 정책 수립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데이터 과학 업계 관계자들은 작년에 진행했던 공모전도 결국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실효성 없는 프로그램에 국민 세금만 지속적으로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시민들의 역량을 활용해 데이터 과학 프로젝트에 나서겠다는 목적은 그럴듯해 보이나 과연 시민 데이터 과학자들의 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서울시청에 마련되어 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부 타 기관에서 공모해 구현된 모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각 부처 간 교류 부족으로 세금이 중복으로 낭비되는 사례가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에 공모했던 소방 안전 관련 주제는 2020년 12월 포스텍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주관 데이터 분석대회에 제출해 현재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가 활용하고 있는 내용과 유사하다. 당시 과기부는 포스텍의 SDS(Statistics&Data Science) 랩(Lab)을 선정했고, 올해 1월에는 SDS 랩이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에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일부 전문 역량을 갖춘 대학원생 그룹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무작정 공모전만 반복하는 세태에 대한 지적도 잇따른다. 2022년 9월 서울디지털재단에서 진행한 ‘서울 시민 생활 데이터를 활용한 도시문제 해결 경진대회’도 펠로우십과 맥락을 같이 한다. 총상금 500만원 규모의 해당 경진대회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도시문제 해결’을 주제로 전문가 멘토링을 받은 후 최종 산출물을 제출하는 팀 프로젝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디지털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기관장이 교체되기 전인 2021년 초부터 공공데이터를 이용한 데이터 과학 활용에 대한 내부 고민이 계속되다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결국에는 공모전의 형태로 외부의 아이디어를 모으자는 의견을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프로젝트 대신 공모전?

정부 기관이 운영하는 공모전이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공무원 조직의 역량 부족을 일반 시민들의 참여로 풀어내겠다고 쓰이고 있는 것은 비단 데이터 과학 한 분야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알파고의 부상과 함께 데이터 과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게 증대됐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이 상당수 등장한 데다 우수한 결과물을 얻은 정부 기관도 있었던 만큼, 안이하게 ‘시민 데이터 과학자’를 찾겠다는 공모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문도 함께 나온다.

정부 기관이 적은 예산을 들여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개최하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이런 공모전은 대개 난이도가 낮으며 실제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과 경험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발주 기관의 역량 향상과 혁신적인 프로젝트 발굴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세금 낭비로 이어져 정부 운영에 대한 불신을 조성하는 기폭제가 된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최신 기술과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충분한 예산을 할당하고 이를 통해 혁신적인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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