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대행 제도 개선 위한 공청회 연 국회입법조사처, “제도적 조치 필요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비주거용 부동산 분양대행업 시장 “허위·과장 광고 버젓이”, 처음 도입 이후 계속해서 논란의 대상 법률적 정의 마련하는 등 “입법적 장치 마련할 필요 있어”

사진=국회입법조사처

국회입법조사처는 오늘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세사기 등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부동산 분양대행 제도개선 입법공청회’를 열었다. 이번 공청회는 분양대행업에 대한 제도권 내 관리 부재로 인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분양대행업의 통합적 관리를 통한 소비자 피해방지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종합토론은 오동훈 서울시립대 교수를 좌장으로 김명준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과장, 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이상영 명지대 교수, 박만원 매일경제 부동산부장, 탁정호 건설주택포럼 사무총장 이윤상 ㈜유성 회장 등이 참석하여 국내외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분양대행업의 제도화에 따른 공익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개회사에서 박정하 의원은 “일부 분양대행사의 허위광고 및 불법행위로 소비자 피해가 방치”되고 있다며 “분양시장의 투명성 강화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분양대행업을 부동산서비스산업 차원에서 관리·육성하기 위한 전반적인 제도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시행사 대신 분양 관련 광고·홍보·서류제출 서비스 맡는 분양대행업

분양대행업은 시행사 대신 분양 관련 업무 전반을 대행하는 부동산 서비스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건축주나 사업 주체 등을 대신해 소비자가 부동산을 분양받기 위해 제출하는 서류를 확인하고 관리하거나, 부동산 공급계약 체결 시 이와 관련된 상담 및 안내 등의 업무를 대행한다.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 등 주로 수익형 부동산이 이들이 분양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간혹 부동산매매업과 분양대행업을 혼선하는 경우가 있다. 신축빌라를 예로 들면, 준공 전후와 관계없이 신축분양을 건물주나 사업 주체가 직접 맡으면 부동산매매업이지만, 부동산중개인이나 브로커 등이 맡으면 분양대행으로 분류한다. 또 부동산매매업은 민법을 따르고 분양은 건축물분양법을 따르는 등 적용하는 법률이 다르다.

분양대행업의 주체인 분양대행자는 주택법에 따로 규정하고 등록된 사업자만 사업할 수 있다. 아파트 분양의 경우 주택법에서 주택분양대행업자의 자격요건 및 교육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국토교통부로부터 분양대행자 법정 교육을 맡은 한국부동산분양서비스협회에서 교육 요건을 이수해야 한다. 반면 상가와 오피스텔 등 비주거용 부동산 분양대행 시장을 관리하는 규제기관이나 대행업자에 대한 교육수료 조건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허위·과장 광고는 기본,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부동산 분양대행 시장

문제는 부동산 분양대행 시장에서 허위·과장 광고 등의 사유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박영순 의원은 “분양대행업은 최일선에서 최종 소비자인 국민의 소중한 자산을 다루는 중요한 업종임에도 아직까지 법률적 정의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부동산 분양대행업에 대한 관리 요구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시장에 맡겨온 분양대행업에 대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공청회 발제를 맡은 주택산업연구원 변서경 책임연구원은 “현행 법규에는 주택법의 분양대행자 제도 이외에는 분양대행업자를 제도권 내에서 관리 및 감독할 수 있는 근거가 없으므로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오피스텔이나 상가, 지식산업센터, 빌라 등의 분양에서 소비자 피해가 방치”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전세사기’도 사실상 갭투자자와 분양업자가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신축빌라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분양사기’로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분양대행 시장은 투자자들의 피해를 넘어 고용시장에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분양대행업체들은 약 500만원~1,000만원의 고수익을 미끼로 채용공고를 올린 후 기본급 없이 100%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근로자는 텔레마케팅 등의 영업활동을 통해 분양 매물을 투자자에게 광고해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급여를 받지만, 일반적으로 이들에게 주어지는 매물은 투자 가치가 낮거나 팔기 어려운 악성 매물 등이 대부분이다.

국내 한 구인·구직 사이트 관계자에 따르면, “부르기 좋아 분양 상담사라고 하지. 그냥 다 호객행위를 하는 업무를 한다”며 “전단지를 뿌리고, 길거리에서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해 분양홍보관으로 유도하는 게 이들의 주된 업무다. 분양대행업체는 매물은 물론 직원도 허위·과장 광고로 모집한다”고 전했다.

도입 초기부터 문제 많았던 분양대행업, “전문성 강화하고 있지만 대대적 제도 정비가 최우선

사실 부동산 분양대행업은 1997년 도입 초기부터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결국 2018년 국토교통부는 ‘건설업 등록사업자’ 등 건설업 면허를 갖춘 분양대행사만 대행업무에 임하도록 지시했지만, 법령 시행 단기간 내 분양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다시 자격요건 완화되기도 했다.

분양 마케팅 대행사 자격 논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분양대행사들의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행사들은 분양 마케팅 대행사 자격 논란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부동산마케팅협회’를 조직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분양대행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분양대행업에 대한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유의미한 이유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허종식 의원은 “분양대행업 종사자의 전문성 결여, 허위·과장광고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지속되고 있지만, 제도적 미비로 분양대행업에 대한 현황 파악은 물론 소비자 피해에 대한 구제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분양대행업 관련 제도 정비를 통해 분양대행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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