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천전략 특집 ① TK 국회의원은 왜 추경호처럼 스펙이 좋은가

TK 국회의원들 스펙, 타 지역보다 월등히 좋은 경우 많아 강남3구 정치인들 스펙도 타 지역 대비 뛰어난 편 국민의힘 지지세 강한 지역, 스펙에 따른 후보 선택 경향 강해

추경호 경제부총리/사진=기획재정부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강조한 추경호 경제부총리에게 유권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표심 눈치만 살피기보다는 국익을 고려해 소신 있게 정책을 밀고 나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실제로 추 부총리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은 곳곳에서 탐지된다. ㈜파비에서 독자적으로 ‘추경호’ 키워드에 대한 온라인상 언급량(9/7일자)을 긍·부정 범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추 부총리에 대한 부정 여론은 50.8%, 긍정 여론은 49.2%로 나타났다. 이는 보통의 유명 정치인들이 60~70%대의 부정 여론을 보여주는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양호한 결과에 해당한다. 참고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9월 8일자 부정 여론 비중은 71.7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같은 날 부정 여론 비중은 72.25%,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같은 날 부정 여론 비중은 65.9%에 달했다.

9월 7일 ‘추경호’ 관련 긍·부정 여론 비중/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지역구 관리보다 중앙 정치에 능한 추 부총리

한편 현재 대구 달성군을 지역구로 하는 재선 국회의원인 추 부총리의 경우 전체적인 국민 여론의 호평과는 다르게 지역구 관리에 아주 능한 편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지역구에 자주 방문하지 않는다는 풍문도 있다. 즉 지역구 관리 면에 있어서는 유능하지 않지만, 중앙 정치와 행정 측면에서 역량을 보여주는 정치인인 셈이다.

“TK(대구·경북)에서 국회의원을 하려면 ‘스펙’이 좋아야 하고, PK(부산·경남)에서 국회의원을 하려면 ‘돈’이 많아야 한다”는 여의도의 속설이 있다. 이를 두고 많은 경우 TK 지역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니 공천 경쟁에서 이기려면 소위 ‘스펙’이 좋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이는 선거 경쟁력은 다소 떨어져도 중앙 정치에서 역량을 발휘할 만한 사람을 국민의힘 등 보수정당 차원에서 TK 지역에 공천한다는 뜻도 된다. 그렇게 공천된 사람 중 하나가 추 부총리다.

TK와 비슷한 성향의 강남3구 정치인

실제로 추 부총리 이외에도 TK 지역에서 당선되는 국회의원들의 경력·학력 등 스펙이나 중앙 정치에서 발휘되는 역량은 준수한 편이다. 최근 국민의힘 차기 당권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서울대 출신에 미국 위스콘신 대학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며 KDI 수석연구원이라는 그야말로 완벽한 ‘엘리트 스펙’을 갖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중앙정치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수년째 대권주자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원래는 서울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나, 본인의 연고 및 현재 정치 무대는 대구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비슷하다.

대구 달성군 지역에서 3선 군수를 역임한 김문오 전 군수도 경북대학교 출신에 대구 MBC 아나운서를 장기간 역임하면서 지역 정가에 엘리트라는 이미지가 확고하게 심어져있다. 덕분에 국민의힘 공천 없이도 3선 중 무려 2선을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엘리트 여부가 TK 지역 민심을 사로잡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의 강남3구 또한 TK와 비슷하게 국민의힘의 공천 전략이 운용되는 지역에 해당한다. 선거에서 당선될만한 확실한 ‘매력’을 갖추거나 재정적으로 아주 여유로운 정치인보다는 중앙 정치에서의 역량 혹은 스타성이나 정책적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공천되곤 한다. 서초갑에서 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윤희숙 전 의원이나 강남을 지역구의 박진 외교부 장관, 강남병에서 당선된 유경준 의원 등이 대표 사례다. 이들의 선거 경쟁력은 크게 증명된 바 없으나, 정책 전문성 측면에서는 호평을 받기 때문이다.

송한섭 김앤장 변호사/사진=김앤장 법률사무소 홈페이지

정당 성격의 반영? 지지자들의 성향 반영?

정당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는 것 이외에도 당의 정책적 역량을 끌어올리고 중앙 정치에서의 정무적 판단을 용이하게 하는 전략가적인 면모를 비롯해 전국적 인지도와 유명세를 갖춘 대권주자로서의 역량을 갖춘 정치인들이 꼭 필요하다. 비록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라도 독자적인 지역구 관리 능력이라는 특수한 역량이 없다면 서울이나 경기도의 경합지나 험지에서는 당선될 수가 없다.

실제로 의사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뉴욕을 무대로 맹활약했던 스타 검사인 송한섭 현 김앤장 변호사가 21대 총선 당시 서울 양천구 갑 지역에 전략공천됐다가 낙선한 사례가 있다. 그는 뛰어난 중앙정치에서의 포텐셜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았으나, 약한 지역 연고 문제와 지역구 내에서의 낮은 인지도로 인해 ‘스펙’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황희 전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고전하다 결국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만약 이런 인재를 당 차원에서 TK 지역이나 강남3구 지역구에 공천했더라면 당의 총체적 역량이 향상됐을지도 모른다. 황교안 지도부의 공천 전략에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따라서 중앙정치 차원에서 대체 불가능한 인재는 되도록 양지에 공천하고, 풍부한 재정적 자원이나 개인적 매력을 갖춘 인재는 경합지나 험지에 공천하는 것이 현명하다. 22대 총선의 경우 21대 총선에 비해 국민의힘에 대한 여론이 수도권 접전 지역에서 개선돼 있을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중앙 정치에서 활약할 만한 후보군은 TK나 강남3구 등 소위 ‘양지’에 공천을 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imilar Posts